[경남, 대한민국 제조AI 중심으로!] (12) AI가 바꾸는 제조 현장- CTR

권태영 2026. 4. 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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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초 만에 뚝딱… 제조의 미래, 로봇과 AI에서 찾았다

단계별 자동화기술로 차 부품 생산
비전 AI로 작업자 1명이 라인 운영
창원공장 조립 시스템 50% 이상 적용
노동 강도 줄고 생산성·품질 높아져
현장 데이터 활용 AI팩토리 구축 나서


스마트 공장을 본격 가동 중인 CTR 창원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로봇들이 역동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이른바 ‘9초 로봇’이 제품을 만들어 내는 모습은 아이돌의 집단 군무 현장 같았다. 로봇들은 밤낮 쉬지 않고 제품을 생산한다. 로봇들은 완제품이 컨베이어에 만재되어 있거나 생산라인이 고장 등으로 멈춰서 있을 때만 휴식을 하곤 한다.

CTR은 고(故) 강이준 창업자가 1952년 부산 국제시장에서 시작한 자동차 부품 가게 ‘신라상회’가 효시다. 1987년 창원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볼 조인트와 자동차 정밀부품가공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해 자동차의 본질인 ‘이동’과 부품의 기본 가치인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며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으로 발전했다. 디지털 전환 솔루션, 로봇 자동화 플랫폼, 신재생 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CTR 알루미늄 컨트롤암 조립라인의 제품 이송용 로봇들이 1차 조립된 제품을 2차 조립 공정으로 이동 적재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CTR 알루미늄 컨트롤암 조립라인의 제품 이송용 로봇들이 1차 조립된 제품을 2차 조립 공정으로 이동 적재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CTR은 지난 2018년부터 스마트 공장으로 전환을 모색했다. 제조업 현장에서 생산 작업자를 구하기가 나날이 어려워졌으며, 해외 경쟁기업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최저임금 인상 등 노무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재료비와 경비는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경쟁기업들보다 몇 배의 생산성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로봇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생산 현장에 도입하게 됐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공학 등 제4차 산업혁명 속에서 선두그룹에 속하지 못하더라도 뒤처지면 안 된다는 절박함 속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제조 현장에 접목하게 된 것이다.

2000년 이전 CTR 창원공장에서 협력업체에서 납품된 부품으로 완제품 1개 생산을 하려면 5~6명의 작업자가 10~20초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단계별로 자동화 기술 도입으로 생산 작업자와 검사포장 작업자 2명이 한 개의 라인에서 9초에 제품 1개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2024년부터 비전 AI(이미지·영상 같은 시각적 입력을 이해·분석해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기술)가 학습 과정을 거쳐 고도화되면서 1명의 작업자가 생산에서 검사 포장까지 라인을 운영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CTR은 인공지능, 로봇 기술의 혁신과 개선을 통해 1명의 작업자가 여러 개의 생산라인을 운영할 수 있는 수준까지 만들 계획이다.

CTR은 생산 공정에서 비전 AI를 자재 투입, 공정작업 수행·공정검사, 최종 완성품 검사, 수출완성품 포장 박스 포장까지 활용하고 있다. 완제품은 비전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통해 검사 공정에서 불량 여부를 즉시 판별하고 조립 공정의 품질 완성도와 납품 속도를 동시에 높였다.

또 전력 AI를 통해 생산계획의 품목과 수량 기준으로 향후 예상되는 전력량을 예측해 전력 부하를 조정하는 부분에 적용 중이다. 또 전력 사용량이 많은 설비 개선을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다.

공정의 데이터, 공정 품질측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부적합(불량품)을 생산하지 않도록 하는 실시간 품질 예측 AI 시스템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설비 예방 보전 부분에서 AI 활용은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센서 설치 후 이상 데이터와 관련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상 상태에 대한 데이터 인지 후 사전 조치를 통해 설비 고장이 줄어들고 있는지는 장기간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다.
문재현 CTR 제조AI 총괄책임매니저가 CTR 조향, 현가부품이 어떻게 자동차에 조립되고 작동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문재현 CTR 제조AI 총괄책임매니저가 CTR 조향, 현가부품이 어떻게 자동차에 조립되고 작동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CTR 창원공장에서는 50개의 조립 라인 중 절반 이상이 AI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아직 단조, 절삭가공, 용접, 사출 등의 라인에서 AI적용 비율은 10~20% 수준이다.

AI 도입으로 CTR에서도 작업자들의 일하는 방식이 변했다. 현장 작업자가 단순 반복 작업에서 벗어나 의사 결정을 하고 판단한다. AI와 로봇이 할 수 없는 부분의 업무를 하면서 노동강도는 개선되고 생산성과 품질은 높아지며, 설비 고장은 줄어들고 있다.

CTR 창원공장은 제품 수주 이후 구매 계획에 따라 현장에서 제품 생산과 품질 검사를 통해 최종 완성품 생산 후 고객에게 출하한다. 제조 현장데이터는 작업자, 관리자, 경영진에서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현장 데이터는 분석과 리포트 작성을 위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활용된다.

CTR은 경남도의 제조업 AI 융합 기반 조성 사업에 참여 중이다. 작업자와 관리자들이 제조현장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을 설계 또는 기획한다. 간단한 AI 모델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현장 맞춤형 AI 모델을 만들고 활용하고, 고도화 시킬 수 있는 능력 내재화를 목표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AI 모델을 통해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품질 불량 저감, 생산성 향상, 설비가동률 향상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경남의 제조업을 지속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것도 추구한다.

로봇 자동화 플랫폼 CTR로보틱스와 포메이션랩스 역시 CTR 그룹 계열사이다. CTR의 조립, 절삭가공, 사출과 같은 생산장비들을 CTR로보틱스와 협업해서 만들고, 문제점은 같이 개선해 제조 현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협업 중이다. 현대 등 대기업에서 제작한 로봇에 CTR로보틱스는 생산 조직과 체계를 더했고 포메이션 랩스는 두뇌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CTR 스마트팩토리 홍보관에 설치된 알루미늄 컨트롤암(현가부품).

CTR 스마트팩토리 홍보관에 설치된 알루미늄 컨트롤암(현가부품).

CTR의 AI 전환은 치열한 경쟁 속에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 중 하나가 됐다. 비전 AI를 통해 검사 정확도를 높이고 반복 작업으로 인한 작업자의 부상 위험 또한 줄어들었다.

생산 현장에 AI가 적용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단순 반복 작업 대신 로봇과 AI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고급 인력을 육성 필요하다는 입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문재현 CTR 제조AI총괄매니저는 “3D(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 업종뿐만 아니라 제조 현장에서 일할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거의 단순 반복 작업하는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AI와 함께하는 미래의 제조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술을 습득한 작업자 또는 관리자의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이다”며 “교육기관에서는 AI 전문인력을 교육하고, 정부에서는 단순 반복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을 재교육해 미래 제조업에 적응할 수 있는 고급 인력 육성에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남이 강점을 가진 제조 부분 데이터를 활용해 일부 노동자는 변화하는 기술의 속도에 맞게 재교육·재학습을 통해 로봇과 AI가 운영하는 제조 현장에서 설비 구축, 수리, 설계, 개선과 제조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대응해 제조 현장이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일을 한다면 AI와 로봇, 엔지니어와 관리자들이 협업해 제품을 제조하는 공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TR은 제조 현장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을 개발하고, 적용하며,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AI 팩토리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현재의 데이터뿐만 아니라 AI 모델을 활용해 추가적인 경험과 기술을 축적해 제조 기업에서 정보 기업 전환을 목표로 한다. 또 CTR의 경험과 기술은 CTR 공급망의 협력사와 연계해 수직적인 AI 팩토리 공급망 구성을 계획 중이다. 문 매니저는 “CTR의 AI와 관련된 경험과 기술,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지역의 여러 기업에 경험과 기술 공유를 통한 제조기업인 동시에 정보기업으로 재탄생이 CTR의 미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권태영 기자 media98@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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