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도 정상회담 성과 가시화하려면 제도 개선 이어져야”

지난 20일 열린 한·인도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단순 교역 중심에서 공급망과 신산업을 아우르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전환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인도의 무역 적자 민감도를 고려한 대응과 함께 원산지 제도 개선 등 후속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이 23일 발간한 ‘한·인도 정상회담의 성과와 과제’ 보고서를 보면,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협력의 범위를 확대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에는 완제품 교역과 투자 중심의 협력이었다면, 앞으로는 핵심 광물·에너지·원자력발전·인공지능(AI) 등 전략 분야로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선·방산·금융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는 양국의 비교 우위를 활용한 협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500억달러(약 74조원)로 확대하기로 합의했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으로 장관급 협의체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규제 대응과 공급망 관리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 조정 기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넘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협력 확대의 주요 제약 요인으로는 인도의 대한국 무역 적자에 대한 높은 민감성이 지적된다. 인도의 무역 적자는 2008년 1333억달러에서 2024년 2633억달러로 2배가량 확대됐다. 같은 기간 한국을 상대로 한 무역 적자는 46억달러에서 156억달러로 3배가량 증가했다.
인도는 ‘자립 인도’ 기조를 바탕으로 무역수지 개선을 통상 협상의 핵심 변수로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현지에서 가공 후 내수시장 중심으로 판매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인도를 제3국 수출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협력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경우 일부 품목은 무관세 대상임에도 원산지 기준이 까다로워 협정이 적용되지 않기도 한다.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현지 인증 취득이 늦어지고, 복잡한 직접 운송 원칙 증빙 요구 등으로 납기 경쟁력이 저하되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또 신산업 품목 분류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최신 국제기준 ‘HS 2022’를 반영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HS 2022와 기존 분류인 ‘HS 2012’이나 ‘HS2017’ 간 구조적 차이에 따라 해석상 혼선이 빚어진다”라며 “이러한 분류체계 불일치는 협정 적용 과정에서 혼선과 분쟁을 초래하며 CEPA 활용도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신산업협력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품목에 대한 명확하고 신속한 분류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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