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x 로봇 시대, 고용의 종말과 창직(創職) [AI와 함께하는 세상]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도입 국가다. 근로자 1만 명당 산업용 로봇 수를 의미하는 ‘로봇 밀도’를 기준으로, 2023년 한국은 1,012대를 기록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세계 평균(162대)의 약 7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러한 높은 로봇 의존도는 노동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AI x 로봇이 적극적 행위자로 등장하면서, 기업은 ‘AI 운영 체계’를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이는 대량 해고를 수반한다. 경기 악화가 아닌 상황인데도 일자리는 급속히 사라진다. 예를 들면, 직원 10여 명(콘텐츠 제작자, 소셜 미디어 전문가, 계정 관리자 등)으로 구성된 마케팅 조직이 연간 1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면, 이제는 1인 팀장이 수십 개의 AI 에이전트를 팀으로 구성하여 100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팀의 일원이 된 AI 에이전트는 콘텐츠 생성(GPT-4 또는 Claude), 이미지 합성(DALL-E), 프로젝트 관리(Notion), 워크플로우 자동화(n8n)까지 모두 처리할 수 있다.
AI 혁명은 경제구조 자체를 급속히 변경한다. 과거의 경제구조는 고소득층·중산층·저소득층이 어느 정도의 균형을 갖춘 ‘햄버거 모양’이었다면, AI 시대에는 심한 양극화로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이 커지고 중산층이 극도로 얇아지므로 ‘모래시계 경제’의 특징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가령, 덴마크의 ‘유연 안정성(flexicurity)’ 모델은 해고의 유연성과 실업 안전망을 결합한 제도로, 실직 이후에도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전해 재도전의 기반을 제공한다. 싱가포르의 ‘스킬퓨처(SkillsFuture)’ 프로그램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교육비 지원과 훈련 수당을 통해 직무 전환을 촉진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실직 이후의 재배치에 초점을 맞춘 ‘사회 안전망’ (덴마크) 또는 ‘개인 역량 개발’ (싱가폴) 성격이 강하며, 새로운 산업 창출이나 창업과 같은 ‘선제적 전환’을 유도하기에는 한계를 지닌다. 안정적인 소득 보전 구조가 실제로 기회형 창업(opportunity entrepreneurship)을 촉진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둘째, 도메인 지식과 AI 기술의 결합이다. 세무·회계·의료·법률 등 현장에서 축적된 암묵적 지식은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자산이다. 오랜 제약업 종사자나 법률 전문가가 보유한 현장 감각과 인적 네트워크가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도메인 지식이 AI 기술과 결합하고, 팀 창업 매칭 플랫폼·AI 도구·테스트 환경을 공유할 수 있을 때, 창업자는 빠른 실험과 학습으로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와 함께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 풍토가 절실하다. KAIST 실패연구소는 실패의 두려움을 줄이고 유연한 사고와 도전정신을 확대하기 위한 교육과 캠페인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왔다. ‘망한 과제 자랑대회’, ‘AIx실패 아이디어 공모전’ 같은 프로그램은 기술의 오류와 인간의 실패를 서로의 거울로 삼아, AI와 인간의 공존을 상상하는 창의적 시도다. 실패의 비용을 사회가 함께 분담하고, 끊임없이 배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창업자들의 도전을 촉진하고 성공을 가능케 하는 문화적 토대다.

특히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창업가에게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하여 최소한의 자원으로도 유니콘 기업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열려 있다.
AI는 말없이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그 새로운 지형 위에 누가 가장 먼저 길을 낼 것인가. 그 답은 정책 문서가 아니라, 한계를 넘어서는 우리의 도전정신에 있다.
여러분의 다음 직함은 ‘부장’일까, 아니면 ‘AI 기업의 CEO’일까? 선택은 결국 여러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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