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음원 누락에 국대 실격⋯포천시 ‘무능 행정’

이광덕 기자 2026. 4. 23. 09:4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도자 규정 미숙지에 선수 5명 무대도 못 서고 퇴장
시청은 실격 사실 알고도 대회 명칭조차 헷갈려 빈축
검증 없이 서류 채용했던 창단 초기 부실 행정의 결과
▲ 지난 2024년 제105회 전국체전에 출전한 포천시청 태권도 선수단이 품새 경연을 펼치고 있다. 선수들의 높은 기량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도자의 음원 미제출로 인한 국대 선발전 실격 사태가 발생하며 시의 부실 행정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인천일보 DB

포천시청 태권도 선수단이 지도자의 황당한 행정 실수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전원 실격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30년 가까이 직장경기부를 운영해 온 포천시는 실격 사실을 인지하고도 대회 명칭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행정 부실의 민낯을 드러냈다.

2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일 경북 영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0회 아시아경기대회 파견 품새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 참가한 포천시청 소속 선수 5명은 경연 직전 실격 처리됐다. 규정상 필수인 자유 품새용 음원을 지도자가 사전에 제출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사태의 당사자인 A 감독은 "대회 규정에는 음원 제출 문구가 명시되지 않아 현장에서 내면 되는 줄 알았다"며 대한태권도협회의 행정 처리를 비난했다. 이어 "당일 항의했지만, 형평성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도 "확인이 미흡했던 실수는 인정하며 시민들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태를 두고 체육계에서는 창단 초기부터 이어진 '주먹구구 행정'의 연장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지난 2020년 9월 팀 구성 당시, 기량 검증이나 메디컬 테스트 없이 공무원들이 서류 검토만으로 선수 5명을 채용한 바 있다. 감독 선임에 난항을 겪자 일용직급 '주무'에게 지도를 맡기는 등 시스템 부재 속에서 팀을 꾸린 전례가 이번 참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역도·배드민턴·태권도 등 5개 종목의 직장경기부를 운영 중인 시 문화체육과는 취재 과정에서 실격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정작 사태가 발생한 대회를 다른 전국대회와 혼동하며 갈팡질팡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엉뚱한 대회를 언급하며 답변을 내놓는 등 사실상 사태의 전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셈이다.

시 관계자는 "대회를 착각해 잘못 답변했다"며 "현재 지도자 징계 규정이 없어 내부 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한 태권도 전문가는 "선수의 인생이 걸린 대회에서 기초 규정도 숙지하지 않은 지도자와 상황 파악도 못 하는 지자체의 방관이 선수들의 피땀 어린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