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한국 경제 1.7% 깜짝 성장… 반도체·투자 반등에 전망치 ‘두 배’
수출 5.1%↑·설비투자 4.8%↑… 내수도 완만한 회복
GDI 7.5% 급증… 교역조건 개선에 실질 구매력 확대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투자·소비 회복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동 사태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내수와 수출이 함께 개선되며 '깜짝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2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서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제시한 전망치(0.9%)를 0.8%p 웃도는 수치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성장한 것이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성장 흐름은 지난해 부진에서 뚜렷하게 반등했다. 지난해 분기 성장률이 1분기 -0.2%, 2분기 0.7%, 3분기 1.3%로 개선되다가 4분기 -0.2%로 다시 꺾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는 상승 흐름이 다시 살아난 셈이다.
특히 기저효과와 함께 수출과 투자가 동시에 회복된 점이 성장 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성장세는 무엇보다 수출이 이끌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은 전기 대비 5.1% 증가하며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도 기계·장비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3.0% 늘었지만, 수출 증가폭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1%p에 달했다.
투자 역시 뚜렷한 회복 흐름을 보였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며 4.8% 증가했고,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함께 늘어 2.8% 상승했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성장률을 0.4%p와 0.3%p 끌어올리며 반등 흐름을 뒷받침했다.
내수도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이어갔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 소비 증가에 힘입어 0.5% 늘었고, 정부소비 역시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1% 증가했다. 소비와 투자를 포함한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6%p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성장을 주도했다. 컴퓨터·전자·광학기기를 중심으로 제조업이 3.9% 증가하며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여기에 건설업도 3.9% 증가하며 반등했고, 농림어업(4.1%)과 전기가스수도사업(4.5%)도 증가세를 보였다. 서비스업 역시 금융·보험업과 문화·기타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0.4% 성장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 폭도 두드러졌다. 1분기 GDI는 전기 대비 7.5% 증가해 GDP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으며, 이는 1988년 1분기(8.0%)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실질 구매력 확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성장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실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긴장이 고조됐음에도, 반도체 수요 확대와 투자 회복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앞서 수출 증가와 소비 회복이 맞물리며 1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을 상당폭 웃돌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실제로 수출·투자·소비가 동시에 개선되면서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서프라이즈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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