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북적북적] “새벽에 깨어 있는 사람이 전하는 감성”… 독립책방 새벽감성1집 김지선 대표 이야기
![[사진= 새벽감성 1집]](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3/552805-UDxyZm4/20260423081745766fvas.jpg)
[한국독서교육신문 김호이 기자]
"새벽에 깨어 있는 사람이, 새벽에 잠든 사람의 감성을 채워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조용한 골목 안, 6.5평의 작은 다락방 구조 공간.
누군가는 이곳을 책방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카페라 부른다. 그러나 김지선 대표에게 이곳은 단순히 책과 커피를 파는 공간이 아니다.
소수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감성을 채워주는 공간, 바로 '새벽감성1집'이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 골목에 있는 독립책방 새벽감성1집은 아늑한 분위기와 독특한 큐레이션, 그리고 공간에 담긴 철학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지선 대표는 "좁은 공간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고양이처럼, 꽉 맞는 공간을 찾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곳"이라고 책방을 소개했다.
출판사에서 책방으로… "이미 세상엔 좋은 책이 많았다"
김 대표가 독립책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출판사 창업이었다.
"내가 만들고 싶은 책을 직접 만들고자 출판사를 창업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책 만드는 방법을 알게 됐고, 다음 책은 어떤 걸 만들까 시장 조사를 하다가 작은 책방들을 많이 가게 됐죠."
대형서점만 다니던 그는 독립책방을 경험하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내가 직접 만들지 않아도 이미 세상에는 좋은 책이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이미 나온 책들을 모아 소개하는 것도 의미 있겠다고 생각해 책방을 열게 됐습니다."

'새벽감성1집'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
책방 이름은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다.
"출판사 이름이 '새벽감성'이에요. 글을 주로 새벽에 썼거든요. 새벽에 깨어 있으면서 느끼는 감성을 글로 담는다고 생각했어요."
책방 이름을 정할 때도 그 감성을 이어가고 싶었다고 한다.
"새벽의 감성을 하나의 압축파일처럼 담아보자는 의미에서 '새벽감성_1.zip'이라고 지었어요. 그걸 한글로 표현해 '새벽감성1집'이 됐죠."
이 이름은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된다.
누군가는 음반의 '1집'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첫 번째 공간이라는 의미를 떠올리며, 또 누군가는 '집'이라는 단어에서 아늑함을 느낀다.
"이름만으로도 책방의 가치관을 보여줄 수 있어서 만족해요."
"버려진 것과 남겨진 것의 공존"
새벽감성1집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가치로 김 대표는 '버려진 것과 남겨진 것의 공존'을 꼽았다.
"버려진 책 조각을 모아 포장지를 만들고, 남겨진 봉투를 재활용하고, 버려진 고양이와 공존하고, 팔리지 않고 남겨진 책을 소중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이 공간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아요."
화려한 인테리어나 최신 트렌드보다, 오래 남은 것들에 대한 애정이 공간의 분위기를 만든다.

독립책방의 가장 큰 매력은 '관계'
온라인 서점과 대형서점이 익숙한 시대, 독립책방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주저 없이 '관계의 형성'이라고 답했다.
"책은 어디서나 살 수 있어요. 클릭 몇 번이면 다음 날 집 앞에 오잖아요. 그런데 독립책방은 단순히 책을 사는 곳이 아니라, 대화와 만남이 있는 곳이에요."
그래서 그는 손님들과의 스몰토크를 중요하게 여긴다.
"어디서나 살 수 있는 책을 굳이 이곳까지 와서 정가에 사는 사람들과 다정한 인사를 나누는 것, 그게 책방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독립출판은 날 것 그대로의 예술"
최근 독립출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그는 '날것의 매력'을 이야기했다.
"누군가에 의해 다듬어지지 않은, 작가의 표현 그대로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책의 형태나 형식, 주제까지 자유로운 책들을 보면 희열을 느껴요. 책이 아니라 예술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독립출판은 정제되지 않은 진심이 담긴 매체이기에 더 특별하다고 말한다.
"개성 있는 책들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고양이를 데려온 사람'
수많은 손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에 대한 질문에 그는 웃으며 고양이 이야기를 꺼냈다.
"손님 한 분이 갈 곳 없는 고양이의 임시보호를 부탁하면서 책방에 데려왔어요. 그런데 그 아이가 지금까지 제 곁에 있어요."
그 고양이는 이제 책방의 마스코트이자 그의 "보물 1호"가 됐다.
![북페어에서 독자들과 소통하는 김지선 대표 [사진= 김호이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3/552805-UDxyZm4/20260423081750979brvh.jpg)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는 공간이 되길"
새벽감성1집은 '어른이 전용 공간'이라는 독특한 원칙도 가지고 있다.
"오픈 초반부터 어른만을 위한 공간이라고 말해왔어요. 아이들을 위한 메뉴나 책은 두지 않고, 어른들이 편히 쉬고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유지하고 있어요."
책과 커피뿐 아니라 맥주, 와인, 위스키도 판매한다.
그가 바라는 것은 어른들에게도 자신만의 아지트가 생기는 것이다.
"어른들도 빈둥거릴 수 있는 놀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는 앞으로도 새벽감성1집이 오래 남아 손님들의 추억이 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한 번도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어느 날 문득 떠올라 찾아왔는데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공간이길 바랍니다."
작은 골목 안 작은 책방이지만, 그 안에는 커다란 철학이 담겨 있다.
새벽감성1집은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감성과 관계를 나누는 공간이다.
그리고 김지선 대표는 오늘도 그 작은 공간에서 누군가의 새벽을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