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화도매시장 이전 부지 ‘침수 잔혹사’ 재현 우려···광주시 “보완책 충분히 가능”
지난해 포함 과거 수차례 침수 이력…도계위서도 지적
시 “행정·경제적 측면 고려한 선택…배수 대책 세울 것”
전문가 “성토와 저류조만으론 기후재난 대응 한계” 지적

광주시 숙원 사업인 ‘각화농산물도매시장’ 이전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이전 부지 일대가 ‘상습 침수 구역’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용역을 통해 행정적·경제적 측면을 고려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기후 위기 시대에서 재난 위험을 간과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는 북구 각화동에 있는 각화농산물도매시장을 북구 효령동 일대로 이전한다. 총3천149억원을 투입해 32만㎡ 규모로 건립한다. 저렴한 부지에 물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선정 이유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 공영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공모에 선정될 경우 2033년 착공해 2036년까지 이전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각화농산물도매시장은 1991년 개장 이후 호남 최대 농산물 도매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시설 노후화로 인해 지속적으로 이전 논의가 이뤄졌다. 이에 광주시는 지난해 연구용역을 통해 효령동 일대를 낙점했다. 지난 2일에는 이전 부지 인근 주민과 유통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도 열었다.

실제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생활안전지도를 살펴보면 해당 부지는 침수 피해가 심각한 곳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개발 예정 부지의 절반가량이 침수 구역에 포함됐다. 도시계획위원회와 부지선정위원회에서도 침수 피해 우려를 지적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희철 생태리빙랩 소장은 “해당 부지의 더 큰 문제는 단순히 강 범람 위험성 때문만이 아니라, 내수 침수 위험이 큰 지역이라는 데 있다”며 “하천 수위가 높아지면 제방 주변의 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고이고, 결국 주변 저지대로 물이 몰린다”고 지적했다. 해당 부지 자체가 상시적으로 침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부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충분히 침수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배귀숙 광주시 농업동물정책과장은 “해당 지역은 법상 자연재해 취약지구로 지정된 곳은 아니다”라며 “향후 재해영향평가를 통해 저류조 설치와 배수로 보완 등 충분한 기술적 대책을 세우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배 과장은 “여러 후보지를 검토했지만 효령동이 최적지라는 용역 결과가 나왔다”며 “기존 각화시장 상권을 유지하기 위한 반경 10㎞ 이내에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가능하고, 산지가 포함되지 않아야 하는 등 20여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규모는 광주 내에서 이곳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오는 5월 농림축산식품부의 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공모 선정을 앞두고 있어 부지 변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여러 대책 보완에도 불구하고 침수 위험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인근 지역 침수 가능성을 높이고 혹여라도 추후 침수 피해를 입을 경우 그에 따른 재정적·사회적 비용이 더 클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윤 소장은 “교통이 좋고, 물류 접근성이 좋고, 땅이 없다는 이유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침수지역을 택하는 판단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며 “10만 평의 대지를 콘크리트로 덮고 땅을 높이면, 갈 곳 없는 빗물은 결국 인근 용전·용강마을 등 저지대로 쏠려 주변 지역의 재난 위험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렇게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공사를 마쳤는데도 농산물도매시장이 침수되고 이 때문에 농산물 유통이 멈추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과 상인, 시민에게 돌아갈 텐데 그때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전 부지를 조금만 더 이동해도 되고 혹은 31사단 이전 부지까지 고려할 수도 있으니 이전 부지에 대해 다시 한번 충분한 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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