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낸드 쌍끌이에 사상 첫 분기 매출 50조 돌파
D램 10배·낸드 7배 급등에
영업이익률 72% 달해
1c D램·소캠2로 고성장세 지속
터보퀀트 충격에 “AI 수요 늘 것”

SK하이닉스(000660)가 인공지능(AI) 호황을 타고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낸드 플래시 메모리 등 주력 제품 판매를 크게 늘리며 40조 원에 가까운 분기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50조 원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37조 610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동기 대비 5배 수준으로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98% 늘어난 52조 5763억 원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분기 매출이 5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 분기가 처음이다. 고수익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한 덕에 영업이익률은 72%에 달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HBM·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AI가 대형 모델 학습 중심에서 다양한 서비스 환경의 실시간 추론을 반복하는 에이전틱 AI 단계로 진화하면서 메모리 수요 기반이 D램, 낸드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전반에서 신제품 개발과 공급을 이어가며 다양화된 메모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HBM은 성능과 수율 강화에 집중한다. D램 역시 최근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저전력 제품(LPDDR6), 같은 공정을 기반으로 이달 양산을 시작한 192GB 소캠(SOCAMM)2 공급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낸드는 CTF 기반 321단 QLC 기술을 적용한 cSSD ‘PQC21’의 공급을 개시했다. eSSD 전 영역에 걸쳐 고성능 TLC와 대용량 QLC를 아우르는 라인업으로 AI 수요 전반에 유연하게 대응한다. 대용량 QLC eSSD에 강점을 보유한 솔리다임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와 AI PC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중장기 수요 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전략적으로 확충하겠다”며 “수요 가시성을 고려한 투자를 통해 공급 안정성과 재무 건전성을 함께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HBM을 구성하는 D램 평균 가격은 올해 1분기 말 13달러로 1년 전(1.35달러)의 10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 59%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도 50%도 업계 1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이 용량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9.8% 늘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 역시 빅테크 수요가 늘며 실적을 견인했다. 낸드 가격은 1년 새 7배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기준 낸드 시장 점유율 22.1%로 삼성전자(28%)에 이어 글로벌 2위 경쟁력을 자랑한다. 엔비디아가 하반기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낸드를 기반으로 연산을 보조하는 ‘추론 맥락 메모리 스토리지(ICMS)’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낸드 수요를 더 부추길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19조 원 규모의 청주 팹(생산시설)과 38억 7000만 달러(약 5조 7000억 원) 규모의 미국 인디애나 팹 착공에 연이어 들어간 데 이어 총 600조 원 규모의 용인 팹 구축도 추진하며 삼성전자·마이크론과의 메모리 주도권 경쟁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이와 관련해 올해 투자 규모는 M15X 램프업, 용인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 준비와 EUV 등 핵심 장비 확보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언급한 대로 높은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투자 여력 확보를 위한 현금 쌓기에도 나섰다. 1분기 현금성 자산은 전분기 대비 19조 4000억 원 늘어난 54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 차입금은 2조 9000억 원 감소, 이에 순현금 35조 원이다.
최근 구글 ‘터보퀀트’ 여파로 인한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에도 입장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메모리 효율화 기술 확산 역시 AI 서비스의 경제성을 높이고 전체 서비스 규모 확대로 이어져 메모리 수요를 추가로 견인할 것이라고 봤다. 이를 바탕으로 D램·낸드 모두에서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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