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과학과 삶이 공존하는 정점, 넥스트 대전의 비전

2026. 4. 23. 07: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수도권의 대안에 머물러서는 안돼
풍부한 일자리·쾌적한 주거·지적 자산 등
'대한민국 도시의 완성형' 목표로 나아가야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라 일컫는 애플(Apple)과 구글(Google), 메타(Meta), 테슬라(Tesla) 등이 밀집한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도전과 실패를 자산으로 인정하는 문화, 기업하기 좋은 환경, 그리고 과학기술이 일상과 맞닿은 생태계를 기반으로 전 세계 청년들을 끌어모았다. 기회와 혁신, 삶의 질이 공존하는 도시라는 확신이 인재를 움직인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이제 우리에게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대한민국의 중심 대전은 지난 수십 년간 우리 국토의 심장부에서 성장을 견인해 온 저력이 있다. 하지만 '교통의 요지'와 '과학 도시'라는 과거의 명성만으로는 대전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이제 대전은 청년들이 자신의 생애를 설계하고 뿌리 내릴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삶의 질 모델'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 이는 단순히 지역 하나를 발전시키는 차원을 넘어, 수도권 집중화 현상에 맞서 국가 경쟁력을 지탱할 '균형 발전의 새로운 표준'을 만드는 일이다. 대전의 유전자인 과학을 청년의 일상과 일자리라는 실질적 가치로 치환하는 혁신, 바로 '넥스트 대전(Next Daejeon)'의 거대한 여정을 지금 시작해야 한다.

과학 자산은 청년의 경제 활력이 되어야 한다. 대전의 무기는 대덕특구의 인재와 고도화된 원천 기술이다. 이 폐쇄적인 지식의 보고(寶庫)를 청년의 도전 정신과 결합해 거대한 경제 엔진으로 가동해야 한다. 연구 성과에 머물던 기술을 청년 창업가들이 현장에서 즉시 활용하도록 기술 이전의 문턱을 과감히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대전 전역을 '실패가 자산이 되는 테스트베드'로 지정하고, 지역 내 후속 투자 생태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 '첨단 기술 창업은 대전'이라는 공식이 상식이 될 때, 전국에서 인재가 꿈을 찾아 모여드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도시의 품격은 과학이 시민의 일상에 녹아들 때 완성된다. 이제 과학은 산업적 가치를 넘어 시민의 삶을 채우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 과학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때, 대전은 다른 도시가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품격을 갖추게 된다. 성심당의 성공 사례를 다각화하고, 원도심의 유산과 갑천의 자연, 그리고 과학적 상상력을 결합해 대전만의 브랜드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예술가와 기술자가 협업하는 미디어아트 거리를 조성하고, 청년들의 개성이 묻어나는 골목마다 자생의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과학 수도라는 타이틀에 청년의 감각적인 에너지가 더해질 때, 대전은 가장 세련된 삶의 터전으로 거듭날 것이다.

청년의 정착을 위해 '물리적 편의성'도 놓쳐서는 안 된다. 정착은 주거의 안정과 이동의 자유에서 시작된다. 획일적인 공급에서 벗어나, 업무와 휴식이 공존하는 직주 근접형 주거 모델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교통 혁신도 시급하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조속한 안착을 필두로, 공유 모빌리티와 대중교통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끊김 없는 이동(Seamless Mobility) 시스템'을 완성해야 한다. '자동차 없이도 가장 쾌적하게 이동하는 도시'라는 체감을 줄 때, 청년들은 비로소 대전을 선택할 강력한 동기를 얻게 된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청년을 정책의 수혜자가 아닌 '도시의 공동 설계자'로 모시는 일이다. 청년들이 지역의 난제를 직접 해결하고 도시의 미래를 그리는 '청년 주권 시스템'을 상설화해야 한다. 자신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는 경험이야말로 도시에 대한 깊은 소속감을 만든다. 대전은 이미 완벽한 재료를 갖추고 있다. 이제 청년이라는 촉매제를 통해 이 재료들을 하나로 화합시킬 때이다.

대전은 더 이상 수도권의 대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풍부한 일자리와 쾌적한 주거, 지적인 자산과 감성적인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대한민국 도시의 완성형'을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 청년의 도전을 응원하고 그들의 삶을 다정하게 보듬는 도시, 우리가 꿈꾸는 활기찬 대전의 미래를 위해 지금 바로 행동해야 한다.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