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 일상에서 찾은 맛있는 공간들 

이성균 기자 2026. 4. 23.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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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길, 평범한 거리, 관광지와는 거리가 먼 일상적인 곳에서 발견한 밀라노의 맛있는 공간들이다.

3대를 이어온 이탈리아 가정식
돈조

밀라노의 포르타 로마나(Porta Romana)역과 가까운 돈조(Dongio)는 1987년 피에트로 크리스쿠올로(Pietro Criscuolo) 부부가 문을 연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3대째 가족 경영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식당으로, 밀라노 한복판에서 남부 칼라브리아와 중북부 로마냐 지역의 강렬한 풍미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이곳의 핵심은 가족의 레시피를 활용해 매일 직접 빚어내는 홈메이드 파스타다. 창립자의 열정이 듬뿍 담긴 수제 미트볼부터 다양한 맛의 클래식 마카로니, 황금빛 링귀네까지 이탈리아 가족의 따뜻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또 다양한 채소를 활용한 카포나타(Caponata), 참치 소스로 맛을 낸 송아지 고기 요리인 비텔로 토나토(Vitello Tonnato), 앤초비의 감칠맛을 살린 스파게티 디 세타라(Spaghetti di Cetara), 정어리와 고추를 활용한 칼라브리아식 파스타(Spaghetti al Caviale pover di Calabria) 등도 추천 메뉴다. 디저트로는 직접 만든 티라미수가 괜찮은데, 부라타 치즈를 활용해 부드러운 식감을 강조했다.

가게 분위기도 매력적이다. 고전적인 벽지와 앤티크한 그림들이 어우러져 아늑한 집에 초대받은 듯한 인상을 받는다. 밀라노 사람들의 일상 속 따스한 만찬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하루의 당도를 채워줄 젤라토
구스토 17

밀라노 평화의 문(Arco della Pace) 뒷골목을 여유롭게 거닐다 보면, 아담하지만 특별한 철학을 지닌 수제 젤라토 전문점 '구스토 17(Gusto 17)'을 만난다. 이곳의 고집스러운 원칙은 맛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인공 첨가물이나 보존료, 색소를 배제하고, 제철 생과일과 최상급(IGP) 인증 식재료만으로 매일 여러 번 신선한 젤라토를 만든다. 한겨울에 딸기(12월), 복숭아(1월) 맛을 팔지 않을 정도로 자연의 시간에 순응한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브랜드 이름에 숨겨진 비밀이다. 매장에는 늘 장인 정신으로 완성한 16가지의 맛이 준비돼 있는데, 마지막 17번째 메뉴인 '소원의 맛(Il Gusto dei Desideri)'은 고객의 아이디어로 완성된다. 손님이 원하는 재료의 조합을 제안하면, 매주 하나를 선정해 직접 메뉴로 선보이는 식이다.

취향에 따라 맛을 고르면 되는데, 피스타치오와 레몬 소르베, 티라미수, 복숭아, 초콜릿, 딸기 등은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가격은 2가지 맛 3유로, 3가지 맛 3.5유로(약 6,000원) 수준이다.

참고로 IGP(Indicazione Geografica Protetta)는 유럽연합(EU)에서 지정하는 '지리적 표시 보호' 인증 마크다. 특정 농산물이나 식품의 품질, 명성 또는 기타 고유한 특성이 해당 제품의 지리적 기원과 깊게 연결돼 있음을 국가와 EU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보증하는 제도다.

밀라노 스페셜티 커피의 선구자
카페잘

포르투갈어로 커피 농장을 뜻하는 '카페잘(Cafezal)'은 밀라노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실력 있는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로 통한다. 브라질 출신의 엔지니어 카를로스 비텐쿠르트(Carlos Bitencourt)가 고품질 커피에 대한 열정으로 2018년 비아 솔페리노 27번지에 매장을 열었다.

9년 넘게 자리를 지키며, 밀라노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이끄는 로스터리 중 하나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관광지와 완전히 밀접한 곳에 있는 건 아니지만, 현지인들의 일상과는 밀착돼 있다.

이곳은 단순히 커피를 내어주는 것을 넘어섰다. 산지의 농장에서부터 한 잔의 컵에 담기기까지의 전 과정을 섬세하게 관리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지역 공동체에서 엄선한 생두를 자체 로스터리에서 직접 로스팅해 향미를 끌어낸다.

현재는 450㎡ 규모의 로스터리 겸 브런치 카페인 '커피 허브(Coffee Hub)'를 비롯해 마젠타, 포르타 베네치아 등으로 매장을 넓혔다. 이탈리아가 에스프레소의 본고장이라 스페셜티 커피를 찾기 쉽지 않은데, 이곳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험이 가능하다.

밀라노의 완벽한 야식 코너
에세룽가

밀라노에서의 하루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근사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면, 숙소로 돌아가기 전 이탈리아의 국민 대형 마트 에세룽가(Esselunga)에 들러보자. 1957년부터 밀라노 시민들의 든든한 식탁을 책임져 온 이곳은 식료품 구매는 물론 이탈리아 대중적인 식문화를 저렴하고 신선하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늦은 밤 숙소에서 즐길 야식을 찾고 있다면 에세룽가가 최적의 장소다. 프로슈토와 살라미, 짭짤하고 깊은 풍미의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마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여기에 가성비 훌륭한 이탈리아 현지 와인 한 병을 곁들이면 훌륭한 조합이 완성된다.

건강한 맛을 원한다면 유기농 라인인 '나투라마(Naturama)'의 신선한 샐러드나 제철 과일을, 든든한 요리가 필요하다면 '쿠치나 에세룽가(Cucina Esselunga)'의 라자냐 등 퀄리티 높은 즉석 조리 식품을 추천한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일상을 장바구니에 담아 밀라노의 밤을 더욱 맛있게 채울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캐리어에 넣어갈 제품들도 많다. 대중적이면서도 준수한 품질의 파스타 브랜드(RUMMO, Voiello, Decceco Gourmet, La Molisana)뿐 아니라 에세룽가의 프리미엄 자체 브랜드인 '에세룽가 톱(Esselunga Top)' 라인도 있다. 파스타, 올리브오일, 페스토, 파스타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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