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주려니 아까운 중개수수료…마음대로 깎을 수 있나 [더 머니이스트-조선규의 부동산 산책]

2026. 4. 23.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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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래가 끝나면 종종 벌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계약 체결 당시에는 흔쾌히 약속한 중개보수를 막상 잔금 날이 되면 "중개사가 한 일에 비해 너무 비싸다"며 깎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이죠.

대법원은 "부동산 중개보수 약정이 있다면 원칙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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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서울 시내 한 상가에 밀집한 공인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거래가 끝나면 종종 벌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계약 체결 당시에는 흔쾌히 약속한 중개보수를 막상 잔금 날이 되면 "중개사가 한 일에 비해 너무 비싸다"며 깎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이죠. 법정 요율 안에서 협의로 결정되는 고가 부동산이나 토지 거래에서 이런 갈등은 법정 싸움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올해 2월 대법원은 이 같은 '복비 깎기' 분쟁에 대해 중개사의 손을 들어주는 중요한 판결을 선고했습니다(대법원 2026.2.12. 선고 2025다212052 판결).
 
원고(중개법인)는 아파트 단지 조성을 위해 땅을 매입하려던 피고(매수자)의 의뢰를 받아 약 61억원 규모의 부동산 매매를 성사시켰습니다. 당시 양측은 수수료율을 0.9%로 정하고 계약서에도 이의 없음을 확인하는 서명 날인을 했습니다.
 
하지만 잔금이 치러진 후 매수인은 중개보수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당시 법정 상한 요율이 0.7%인 점과 중개 과정의 난이도 등을 고려할 때 0.9%는 너무 많다"며 신의성실의 원칙을 내세워 약속한 금액의 50%를 깎아버렸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시각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부동산 중개보수 약정이 있다면 원칙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물론 강행규정인 중개보수 상한요율은 지켜야 합니다. 따라서 상한요율 범위 내에서 법원이 예외적으로 감액할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계약 자유의 원칙'을 깨는 일인 만큼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이 "왜 50%나 깎아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밝히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단순히 '수수료가 과해 보인다'는 추상적인 느낌만으로 이미 체결된 계약의 효력을 함부로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이번 판결은 우리에게 두 가지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하나는 약정서의 무서움입니다. 한 번 서명한 중개보수 약정서는 법원에서 아주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나중에 좋게 얘기해서 깎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대법원 판결 앞에서는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감액의 기준이 까다롭다는 점도 시사합니다. 만약 중개보수가 부당하게 많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단순히 '비싸다'는 감정이 아니라 중개사가 업무를 소홀히 했거나 중개 과정에서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는 점을, 구체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부동산 중개는 단순한 연결을 넘어 법률적 위험을 관리하는 전문적인 서비스입니다. 이번 판결은 '계약의 무게'를 가볍게 여기는 관행에 경종을 울리며, 정당한 계약을 맺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법의 원칙임을 재확인해줬습니다. 중개수수료를 둘러싼 갈등, 이제는 '기분'이 아니라 '계약서'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선규 법무법인 조율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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