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는 날고, 치킨은 버티고, 피자는 흔들...고물가에 프랜차이즈 지형 바뀐다
프랜차이즈 지각변동
1인가구 증가에 외식시장 재편
'가성비 한 끼'에 운명 갈렸다

[대한경제=오진주 기자]고물가에 프랜차이즈 3대장(버거ㆍ치킨ㆍ피자)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버거는 호실적을 바탕으로 투자를 이어가는 반면, 피자는 기업회생 절차까지 밟고 있다. 가격 논란에 막힌 치킨은 돌파구 찾기에 분주하다.
22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버거킹은 연내 플래그십 스토어 개점을 검토하고 있다. 플래그십은 버거킹의 특징인 ‘직화’를 주제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대부분의 버거 프랜차이즈들은 호실적을 내면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투자 여력이 커졌다. 버거킹을 운영하는 비케이알(BKR)은 작년에 전년 대비 12.6% 증가한 89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429억원으로 11.7% 늘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의 지난해 매출도 12% 늘어난 1조1189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을 넘겼다. 영업이익도 510억원으로 30%나 늘었다. 지난해 KFC는 29.3% 증가한 378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247억원으로 50%가량 늘었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맘스터치앤컴퍼니 역시 지난해 매출 4790억원을 기록하며 14.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97억원으로 22.2%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외식 시장에서 1인가구의 비중이 커진 데다, 고물가에 버거가 한 끼를 대체할 수 있는 합리적인 외식 메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나폴리 맛피아’와 협업하며 3개월 만에 메뉴 400만개 이상을 판매한 롯데리아는 ‘삐딱한 천재’ 이찬양 셰프와도 메뉴를 내놓으며 지식재산권(IP)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KFC도 최현석 셰프와 선보인 ‘켄치짜’와 ‘켄치밥’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했다. 켄치밥은 몽골과 대만 등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맘스터치는 웹툰 작가 김풍과 협업한 메뉴로 젊은층을 끌어당기고 있다. 실적 개선이 마케팅과 신제품 투자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매출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피자 프랜차이즈는 업종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매장보다 배달 비중이 높은 피자는 배달 수수료 등의 부담이 더 큰 데다, 1인가구가 늘면서 ‘여럿이 나눠 먹는 메뉴’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편의점 간편식과 대형마트 냉동제품의 품질이 크게 개선되면서 대체재도 많아졌다.
지난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한국피자헛은 지난달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 인가 전 영업양도 허가를 받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때 업계 1위였던 미스터피자는 이미 한 차례 구조조정을 겪은 뒤 점포 수가 급감하며 2017년부터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다.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는 역성장은 아니지만 2022년부터 2000억원 초반대의 매출을 유지하며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수요가 줄면서 투자 여력도 감소하고, 이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단 분석이다.
한편 치킨 프랜차이즈는 버티고 있다. 버거나 피자와 달리 국내 브랜드가 대부분인 치킨은 상대적으로 가격 정책에 대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인해 육계 가격이 오르거나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식용유 가격이 오른 데다 배달 수수료 부담까지 더해져 비용 압박이 커지더라도 소비자 반발과 물가 부담을 고려해 가격 인상에 나서기 쉽지 않다. 앞서 BBQ는 치킨 판매 가격과 가맹점 공급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상승 비용을 본사가 부담하겠단 설명이다.
이에 치킨 프랜차이즈는 ‘K-치킨’과 ‘치맥’이라는 문화를 앞세워 해외로 나가고 있다. 마스터프랜차이즈(MF) 방식을 통해 빠르게 해외 지점을 늘리고 있는 BBQ는 아시아와 북미 에도 코스타리카 등 신규 시장에도 진출하며 현재 총 57개 국가에서 7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동남아와 북미 중심으로 매장을 늘리고 있는 bhc는 40여개를 운영 중이다. 국내에선 수익을 최대한 방어하고,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단 전략이다.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외식 프랜차이즈업계의 성패가 이전처럼 브랜드가 아닌 소비 행태에 따라 갈리는 흐름이 더 뚜렷해지고 있단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외식이라도 어떻게 한 끼로 소비될 수 있는지에 따라 업종별 체감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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