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바이두 로보택시 상륙…K-자율주행 생태계 격변
바이두, 국내 부품사 효림과 맞손
포니AI 이어 中 1ㆍ2위 잇단 진출
KATRI 산하 K-City서 시범운행
자율주행 브랜드 ‘아폴로고’ 앞세워
도심 환경 주행 데이터 확보 전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중국 로보택시 1위 기업인 바이두(Baidu)가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효림그룹과 손을 잡고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이미 국내에 진출한 포니AI에 이어 중국 로보택시 1ㆍ2위가 모두 한국에 상륙하면서, 국내 자율주행 생태계에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22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두는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의 K-City(자율주행 실험도시)에 자율주행 차량을 들여와 국내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 로빈 리 바이두 최고경영자(CEO)가 실적 발표에서 “서울 수도권을 시작으로 한국에 진출”한다고 밝힌 계획이 상당 부분 구체화된 모습이다.
바이두의 국내 협력 파트너인 효림그룹은 대구 소재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이다. 샤시모듈 등을 생산하며 현대모비스와 KG모빌리티(KGM) 등에 납품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효림정공은 2023년 국내 자율주행 1세대 업체인 언맨드솔루션의 지분 44%를 취득했다. 이후 자회사 바이오트코리아에 언맨드솔루션을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에이치아이엠(HIM)으로 변경했다. 또 다른 계열사 효림엑스이도 지난해 자율주행ㆍ전장 전문업체 이씨스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등 자율주행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가 바이두 프로젝트를 수행할 주체로 추정되지만, 구체적 협력 구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관련 질의에도 효림그룹 관계자는 “현재 전달 가능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바이두의 한국 진출 배경으로는 글로벌 지식재산권(IP) 포트폴리오 확보 전략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유럽, 일본, 한국 순으로 주요 시장에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전략”이라며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넓히려는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내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중국 대비뒤처져 있다는 점도 진출을 앞당기는 요인이다.
바이두는 아폴로고(Apollo Go)라는 서비스로 로보택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운행 건수 기준 세계 1위로, 지난해 완전 무인 탑승 1000만건을 돌파했다. 현재 전 세계 26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며 누적 자율주행 거리는 3억㎞를 넘어섰다. 두바이, 아부다비, 런던, 홍콩 등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다만 바이두 로보택시가 실제 국내 도로를 운행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바이두가 들여온 차량이 국내 자동차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해당 차량은 바이두의 6세대 로보택시 ‘RT6’로, 중국 장링자동차(JMC)가 생산한 레벨4 자율주행 전용 양산차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바이두 차량이 자기인증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며 “임시운행 허가 신청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산 차량으로의 전환이 현실적인 대안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바이두는 먼저 진출한 포니AI의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포니AI는 국내 기업 포니링크와 협업해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국토부의 임시운행 허가를 따냈다. 포니AI는 나스닥 상장사로, 누적 상용 주행거리 6000만㎞ 이상을 기록했다. 바이두 역시 효림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국산 차량에 자사의 ‘아폴로’ 소프트웨어를 이식하는 우회 전략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율주행 강자들의 잇따른 상륙은 국내 기술 개발에 자극제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안방 시장을 내어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고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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