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충격파, 이란 古都 할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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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현지 시간) 이란의 고도(古都) 이스파한이 공습당했다.
이때 타격 지점에서 1km가량 떨어진 유네스코 세계유산 '나크셰 자한 광장'까지 충격파와 지반 진동이 퍼져나갔다고 한다.
위원장단 회의가 열린 날, 이란 문화유산부는 전국 유적과 문화유산 130여 곳이 직접 타격 또는 폭발 여파로 파손됐음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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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 지점서 1km 너머까지 영향
17세기 건축걸작 ‘샤 모스크’ 훼손
100m이내 문화 유산은 대량 파괴”
“고의 없어” 국가에 책임 물을 근거


헤자지 교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특히 피해가 컸던 ‘이란의 베르사유’ 골레스탄 궁전과 체헬 소툰은 군사 타격이 반경 100m 이내에서 벌어졌다. 두 건축물에선 페르시아 문화의 핵심을 이루는 아라베스크 문양과 사방연속무늬 장식이 대량 파괴됐다. 또한 반경 100∼250m 거리에선 장식 요소에 중대한 손상이 생기거나, 창문과 문 등 접합 구조가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고의적 파괴가 아님’을 주장하는 국가들에 책임을 물을 근거가 된다고 보고 있다. 최재헌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ICOMOS 한국위원회 위원장)는 “정조준이 아니란 이유로 가해국은 책임 회피가 가능하다는 점이 오랫동안 문제로 제기됐다”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역시 문화유산을 핀포인트로 때리지 않는 전략적 공중전이지만, 피해가 막대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도 이번 조사 결과를 교훈 삼아 “문화유산을 보호할 실질적 대책을 구축해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은 ‘전쟁 중 문화유산 공격 금지’ 등을 골자로 한 ‘무력 충돌 시 문화재 보호에 관한 헤이그 협약’(1954년)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문화유산 파괴 행위를 전쟁범죄로 처벌할 수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 협약엔 가입돼 있지만, 사후 조치에 불과해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있다.
신희권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ICOMOS 한국위원회 사무총장)는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하는 분위기인 만큼 우리나라도 사후 대책이 아닌 사전 대비책을 고민해볼 때”라며 “실질적으로 문화재 파괴를 제재할 수 있는 장치도 국제 사회와 긴밀히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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