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치는 ‘해외 우회 음란물’… 한국어 설명에 국내 간편결제 이용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매주 야한 영상 업로드, 자주 활동할게요."
22일 영상 구독 플랫폼 P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자 이 같은 소개 글을 내건 채널이 연이어 등장했다.
이 앱은 돈을 내면 구독 채널의 영상을 일정 기간 볼 수 있는 크리에이터 소통 플랫폼을 표방하지만, 올라온 영상 대다수는 한국인이 올린 음란물이었다.
국내 수사기관의 눈을 피해 해외에 법인을 두고 한국에서 수익을 올리는 '우회 음란물' 플랫폼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카카오페이 등으로 구독료
“해외 수사공조 힘든것 악용해 활개… 국내 결제 돈줄 우선 차단을” 지적

22일 영상 구독 플랫폼 P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자 이 같은 소개 글을 내건 채널이 연이어 등장했다. 이 앱은 돈을 내면 구독 채널의 영상을 일정 기간 볼 수 있는 크리에이터 소통 플랫폼을 표방하지만, 올라온 영상 대다수는 한국인이 올린 음란물이었다. 민감한 신체 부위 노출은 물론이고 성관계 영상까지 여과 없이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P 앱의 본사 소재지는 미국 델라웨어주로 등록돼 있다. 국내 수사기관의 눈을 피해 해외에 법인을 두고 한국에서 수익을 올리는 ‘우회 음란물’ 플랫폼이다.
● 장사는 한국에서, 법인은 미국에

하지만 비슷한 형태로 운영하는 ‘온리팬스’ 등 해외 플랫폼과 달리 이 앱은 노골적으로 한국인 등을 주요 고객으로 겨냥하고 있다. 영상 배경은 대부분 국내 마트나 모텔이고 설명도 한국어로 작성됐다. 후원 금액이 큰 상위 이용자 중 상당수는 한국어 ID를 쓰고, 구독자 목록에서도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대화명이 다수다. 결제를 통해 획득하는 구독 포인트의 이름도 ‘나무’다. 대금 지불은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국내 간편결제 수단을 활용한다.
국내에선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묘사하거나 중요 신체 부위를 식별할 수 있는 영상은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로 분류돼 제작과 유통이 금지된다. 한국인이 해외 플랫폼에 음란물을 올려도 국내법에 따라 처벌된다.
그러나 이 앱은 해외 소재라는 틈을 타 위법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한 번 가입하면 탈퇴가 불가능하고, 업로더 등록 시 신분증 앞·뒷면 사진을 요구한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다.
이 앱에선 불법 촬영 영상 등 성 착취물도 버젓이 유통된다. 한 남성은 2024년 말부터 지난해 6월까지 여자 친구의 신체를 불법 촬영해 이 앱에 올린 사실이 휴대전화 기록으로 드러나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제는 이 앱이 미국에 본사를 둔 탓에 서버를 압수수색하는 등의 방식으로는 운영진과 이용자를 수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거나 당사자의 동의 없이 촬영한 성 착취물이 아니라면 제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성범죄 전문 이은의 변호사는 “이들을 수사하려면 미 수사당국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처럼 음란물 중개 플랫폼이 국내 규제를 우회하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텀블러’는 2017년 한국인이 제작한 음란물을 삭제해 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우리는 한국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협조를 거절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온리팬스에도 음란물을 올리는 한국인이 많지만 실제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성범죄를 주로 다루는 박성현 변호사는 “불법 촬영물 피해자 등이 직접 고소에 나서더라도 해외 플랫폼이 협조적이지 않아 수사 공조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법성이 짙은 플랫폼으로 흘러가는 돈줄이라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탈세 등 결제 관련 부정을 저지른 가맹점은 결제대행사가 계약을 해지해야 하는데, 이를 음란물 등으로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관련 플랫폼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鄭, 격전지 영남 5곳 모두 훑어… ‘열흘 방미’ 張, 서울외 3곳만 찾아
- 갈팡질팡 트럼프에… “백악관 엉망진창” 참모들도 대혼돈
- “韓-베트남, 에너지안보 강화-공급망 안정 협력”
- ‘운휴’ 나붙은 석화산단 “전쟁뒤 가치 재확인, 기간산업 지켜야”
- [단독]행인들 사이로 ‘부아앙’… 오토바이에 사망 年388명
- AI 무기화 또 불붙인 팔란티어 “日-獨 재무장 필요” 주장까지
- 조종사 ‘인생샷’ 찍으려, F-15K 뒤집기 비행중 충돌
- “챗GPT도 공범”…8명 사상 美 대학 총격에 AI 수사 착수
- “뼈말라 강박 깬다”…임산부·장애인·과체중 마네킹 뉴욕 등장
- 판치는 ‘해외 우회 음란물’… 한국어 설명에 국내 간편결제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