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하락이 일으킨 '착시'… 서울 중저가 아파트는 한 달 새 20% 급등한 곳도

김민호 2026. 4. 23.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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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아파트로 소문나 신혼부부들이 많이 오시는데요.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남권에서 급매물이 늘고 집값 상승세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정작 무주택 수요자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 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서울에서 거래(계약)된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는 10억1,980만 원으로 이전 한 달(10억4,708만 원)보다 2.6%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강남권과 일부 고가 아파트에 국한된 '착시'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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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상위 25곳 중 21곳이 강남 밖
정책 대출 가능한 중소형 강세
강서구 가양6 실거래가 최고 20%↑
국지적 현상이 체감 상승세 증폭
저렴한 아파트로 소문나 신혼부부들이 많이 오시는데요. 7억 원대에 나왔던 30평대 매물은 지난달 대부분 팔렸고, 현재는 20평대가 비슷한 가격에 나와 있습니다.
21일 찾아간 서울 강북구 SK북한산시티아파트 공인중개사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남권에서 급매물이 늘고 집값 상승세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정작 무주택 수요자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 상승세가 그간 집값이 덜 올랐던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내 집 마련이 어렵기는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서울 집값에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가 전반적으로 둔화한 것은 사실이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 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서울에서 거래(계약)된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는 10억1,980만 원으로 이전 한 달(10억4,708만 원)보다 2.6% 떨어졌다. 같은 기간 거래량도 5,345건에서 4,103건으로 줄었다. 자치구별로는 용산·송파·종로·서대문·금천·서초·강동·광진구를 제외한 17곳에서 평균 실거래가가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다주택자들이 차익 실현 매물을 앞다퉈 내놓은 결과,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집값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의 보유세 강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등 규제도 임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강남권에서는 급매물 호가가 수억 원씩 떨어졌다는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22일 서울 시내 공인중개사무소에 오피스텔 매물 광고가 불어 있다. 뉴시스

하지만 이는 강남권과 일부 고가 아파트에 국한된 '착시'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0·40대 무주택자가 선호하는 중저가·중소형 아파트는 오히려 매매가 상승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내 선호 단지의 가격이 들썩이면서 체감 상승폭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신축 아파트 공급난이 여전한 가운데 정부가 대출 문턱까지 높이자, 정책대출이 가능한 아파트로 실수요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신혼부부는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이 가능한 전용면적 85㎡ 이하, 9억 원 이하 아파트를 주로 찾는데, 이들 물량은 대부분 강남 외곽과 강북 지역에 집중돼 있다.

실제 최근 한 달 실거래 통계를 보면 거래량 상위 25개 아파트 가운데 21곳이 비강남권이다. 집값 상승은 강북·강서권과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에서 두드러졌다. 강서구 가양6단지는 전용면적 49㎡ 실거래가가 최고가 매물 기준 9억 원에서 10억8,000만 원으로 20% 뛰었다. 중랑구 면목한신(11.6%), 도봉구 신동아1단지(10.2%) 등도 평균 실거래가 상승률이 10%를 웃돌았다. 반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는 송파구 단지 4곳만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중소형 아파트 강세가 뚜렷하다. 전용면적 60㎡ 미만은 평균 실거래가가 7억8,600만 원에서 7억8,900만 원으로 0.36% 올랐고,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0㎡대는 11억2,000만 원에서 11억6,000만 원으로 2.86% 상승했다. 반면 전용면적 85㎡ 이상 대형은 17억1,000만 원에서 16억9,000만 원으로 0.87% 하락했다.

시각물_거래많은아파트실거래가2

여기에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실수요자의 선택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빌라 등 비아파트로 눈을 돌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 올해 연립·다세대주택 매매 거래량은 1만 건을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다.

전세 계약 종료를 앞두고 이달 중순 송파구 빌라를 매매 계약한 김모(43)씨는 "송파구는 아파트 매매가, 전셋값이 너무 올라 어쩔 수 없이 빌라를 샀다"며 "그나마 동네를 떠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털어놨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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