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꾸준히 5분 걷기의 기적, 전체 사망률 6% 감소 [과학적, 내 몸 사용 설명서]
편집자주
환자를 고치는 게 의학이라면 건강한 내 몸을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스포츠과학의 몫이다. 스포츠과학 전문가들이 평범한 시민들이 일상에서 건강을 지켜내는 방법을 격주 연재로 제시한다.
고혈압 위험 더 낮추는 분산 운동
최대심박 60%의 지속운동 필요
서서 일하고 조금 더 걷는 것 중요

Q: 여기 고혈압으로 진행되기 전 단계(수축기 120~139㎜Hg, 이완기 80~89㎜Hg)의 성인이 있다. 생업으로 바쁘기 때문에 그는 하루 40분만 운동할 수 있다고 가정하자. 한꺼번에 몰아서 40분을 운동하는 것과 10분씩 나누어 4번 하는 것 가운데 어떤 게 더 좋을까.
A: 결론부터 말한다면, 짧은 시간 여러 번 운동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다수의 실험에서 여러 번 나눠 운동하는 경우의 효과가 높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가 진행한 실험 결과를 소개한다. 최대산소섭취량의 약 50% 수준(중등도 강도의 걷기)으로 한 번에 40분 연속 걸을 경우에는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의 감소 지속 기간이 7시간 정도였으나, 1시간 간격으로 10분씩 나눴을 경우에는 수축기 혈압은 11시간, 이완기 혈압은 10시간 감소됐다.
이는 운동의 효과가 단순히 '얼마나 오래 했는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하루 동안 운동을 어떻게 배치했는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짧은 움직임을 반복할수록 혈압을 낮추는 반응이 여러 번 유도되고, 그 효과가 하루 동안 누적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건강한 삶의 유지에서 중요한 것은 거창한 운동 시간이 아니라, 짧은 움직임을 일상 속에서 얼마나 자주 만들어 내느냐에 달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주목받는 개념이 있다. 바로 '스낵 운동(Exercise Snacking)'이다. 앞서 소개한 대로 운동을 한 번에 몰아서 하는 대신, 하루 여러 번 짧게 움직이는 방식이다. 계단을 빠르게 오르고, 잠깐 자리에서 일어나 스쿼트를 하고, 단 몇 분이라도 빠르게 걷는다. 일상 속에 흩어진 움직임들이 모이면 30분 연속 운동과 비슷한 건강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다수의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물론 모든 운동이 이렇게 짧고 반복적일 필요는 없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지속 가능한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최근 강조되는 'Zone 2' 운동이 그 대표적 사례다. Zone 2는 최대 심박수의 약 60~70% 수준으로, 옆 사람과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 부르기는 어려운 정도의 강도를 의미한다. 이 영역에서는 몸이 주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며, 심폐 기능과 대사 효율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운동은 격렬하지 않지만, 우리 몸 안에서는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다. 근육 내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개선되고, 지구력이 향상되며, 혈당 조절 능력도 함께 좋아진다. 무엇보다 강도가 높지 않아 부상 위험이 낮고, 꾸준히 지속하기 쉽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점심 시간에 30분 정도 빠르게 걷거나, 숨이 많이 차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조깅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자전거를 타거나 수영을 할 때도 '편안하게 계속할 수 있는 속도'를 유지하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기준은 대화는 가능하지만 약간 숨이 차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일주일에 5회, 한 번에 30분 이상이면 더 좋다. 필자에게 굳이 지속 가능한 운동 가운데 한 가지를 고르라고 한다면, 걷기를 추천한다. 걷기의 경우, 하루 5분이라도 평소보다 조금 빨리 걸어본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일상에 쫓겨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말만이라도 하루 5분을 실천해 보자. 신체활동이 가장 부족한 사람도 하루 5분만 더 움직이면 전체 사망의 약 6%를 줄일 수 있으며, 이 변화를 대부분의 사람에게 적용하면 그 효과는 약 10%까지 확대된다. 여기에 하루 30분만 덜 앉아 있어도 추가적인 건강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결국 건강한 내 몸 활용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운동을 세게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느냐'다. 운동은 이미 우리의 일상 안에 있다. 유럽에서는 운동을 따로 떼어 생각하지 않는다. 생활 자체가 곧 신체활동이다. 정원을 가꾸고, 집을 정리하고, 서서 일하고, 조금 더 걷는 것. 이 모든 것이 건강을 만든다고 여긴다. 사실 놀랍게도 세차나 집 청소나 뭐든 조금이라도 더 몸을 움직이면 혈압을 떨어뜨리는 데 효과가 있다.
운동은 특별한 시간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하루 속에 들어와 있다.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운동할 시간이 있을까?”가 아니라 “오늘, 나는 몇 번이나 몸을 움직였는가?”

박세정 한국스포츠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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