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랐네, 2년차 곰 ‘두산 박준순’

유새슬 기자 2026. 4. 23. 02: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팀내 가장 뜨거운 타자
두산 박준순이 19일 잠실 KIA전에서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두산베어스 제공
타율·장타율·OPS 등 팀내 독보적인 선두
최근엔 수비 자신감까지
“증명해야한단 부담 더니 마음 편하게 플레이 집중”

프로야구 두산 타선에서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는 선수는 단연 2년 차 내야수 박준순(20)이다.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야수 최대어’로 불렸던 박준순은 야수 중 가장 빠르게,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지명됐다. 당시 김태룡 두산 단장은 “20년간 두산의 내야를 책임질 선수”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5월 중순부터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으며 성장한 박준순은 올 시즌 주전 2루수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개막전을 7번 타순에서 시작해 이달 초부터는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하고 있다. 21일 현재 시즌 18경기 타율은 0.371(70타수 26안타), 장타율 0.614, OPS(출루율+장타율) 1.011로 모두 팀 내 독보적인 선두다. 리그 전체로도 타율 5위, 안타는 공동 5위, 장타율 7위, OPS 8위다.

최근 만난 박준순은 “부담감은 작년에 좀 컸다. 워낙 주목을 많이 받은 상태에서 데뷔했고 사람들이 제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경기에서도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좀 많이 했었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타격감이 한창 좋을 때도 “운이 좋았다”며 덤덤한 모습을 보였던 어린 선수의 뒤늦은 고백이다. 반면 올 시즌은 한결 마음이 편하다. 박준순은 “올해는 내가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은 안 든다. 그냥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경기에 임할 때 마음이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박준순이 19일 잠실 KIA전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산베어스 제공
민석형이 고기 사주면 다음날 홈런 루틴 됐죠

김원형 두산 감독이 꼽은 박준순의 장점 중 하나는 멘털이다. 김 감독은 “박준순이 (잘 안 풀릴 때는) 속으로는 끙끙 앓을 수도 있겠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그냥 20살처럼 야구를 한다. 상황이 좋다, 나쁘다는 게 표정에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라운드에서 굉장히 보기가 좋다”고 했다.

박준순은 “실제로 별로 깊게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 원래 성격이 그렇다”고 웃었다. 그는 “타석에서는 그냥 공이 오면 공을 치겠다는 생각만 한다”며 “볼카운트 싸움을 시도하면 항상 결과가 안 좋았다. 한 번은 2S 이후에 커브가 들어올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직구가 들어와서 삼진을 당했다. 그때부터 그냥 공을 보고 판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유의 덤덤한 성격은 수비 자신감을 빠르게 회복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박준순은 개막 초기 2루 수비에 애를 먹었다. 두 경기 연속 실책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비 부담을 덜고 지명타자로 출전한 5일은 5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했고 금세 2루수로 복귀했다. 이후 실책 없이 호수비가 많아졌다. 박준순은 “최근 수비 자신감이 조금 붙었다. 실책하고 자신감이 떨어졌었는데 코치님이나 선배님들이 다들 괜찮다고, 자신 있게 하라고 해주셨다. 박찬호 선배님은 장난으로 그냥 수비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부담을 덜어내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여전히 선배들의 관심과 애정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는 2년 차다. 앞서 박준순은 5일 시즌 첫 홈런을 친 뒤, 2년 선배인 김민석이 ‘10만8000원어치’ 고기를 사준 덕분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는데 그 배경에는 김민석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준순은 “(5일) 홈런 치고 더그아웃에 돌아오자마자 민석이 형이 안으면서 ‘고기 사준 사실을 인터뷰에서 말하지 않으면 다음부터 고기 없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박준순은 시즌 2·3호 홈런을 친 19일에도 전날 김민석이 고기를 사줬다며 루틴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한 베테랑 손아섭과 동료가 된 것도 반가운 일이다. 손아섭은 주로 박준순 바로 앞 2번 타자로 나섰다. 박준순은 “어릴 때 TV로 손아섭 선배님이 항상 안타를 치시던 모습을 봤다. 그 모습을 지금은 바로 눈앞에서 보니까 감회가 새로웠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나고 그냥 신기하다”며 “쑥스러워서 선배님께 직접 말씀드리지는 못했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동갑내기이자 입단 동기인 최민석의 존재 역시 큰 힘이 된다. 5선발 최민석은 4경기 3승, 평균자책 1.14로 호투하고 있다. 박준순은 “친구인 게 자랑스럽다. 어린 나이인데 그렇게 던지는 게 대견하고 든든하다”했다.

올해는 생애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게 목표다. 박준순은 “스프링 캠프 때부터 잡았던 목표가 다치지 않고 1군에 계속 있는 것이다. 결과는 알아서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1군에 계속 붙어있는 것만으로도 팀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니까 그게 유일한 목표”라고 말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