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한 중재?...파키스탄이 나선 이유
[앵커]
미국과 이란이 2차 협상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중재국 파키스탄의 역할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왜 파키스탄이 남의 싸움 말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지, 그 배경을 김승환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시내 가로등에 내걸린 배너들입니다.
배너 안 미국·파키스탄·이란 국기 위에 있는 건 국가의 통합과 단합을 상징하는 '파키스탄 기념비'입니다.
이처럼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 간 중재에 전력투구해왔습니다.
[셰바즈 샤리프 / 파키스탄 총리 : 여러분과 대화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약간 정체된 몇몇 사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이해관계도 맞았습니다.
이란엔 파키스탄은 국경을 맞댄 이웃이자, 상당한 규모의 시아파 공동체를 가진 나라라 상대적으로 소통이 가능한 채널로 여겨집니다.
미군 기지가 없는 점도 이란이 덜 경계할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힙니다.
미국도 과거 껄끄러웠던 관계 대신 협력의 폭을 넓히는 중입니다.
지난해 파키스탄의 카불공항 테러 용의자 인도를 계기로 공조가 복원됐고, 트럼프가 실권자인 아심 무니르 참모총장과 직접 소통할 만큼 접촉도 활발해졌습니다.
[정한범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 (YTN 출연) : 중재국이 끼면 좋은 얘기만 전하고 나쁜 얘기는 빼고 하면서…. 파키스탄이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파키스탄의 중재 이유는 양측을 잇는 통로라는 외교적 의미만으로 설명되진 않습니다.
파키스탄이 필사적인 건 전쟁의 충격을 막기 위한 '생존 전략'에 가깝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파키스탄은 2024년 기준 에너지 수입의 약 80% 안팎을 걸프 국가에 의존하는 걸로 추정되는데, 전쟁이 장기화하면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주한 / 한국외대 이란학과 교수 (YTN 출연) : (파키스탄) 중동산 원유 수입을 많이 하는 국가인데 그런 면에서 봤을 때는 호르무즈 해협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고…. 그러니까 파키스탄 입장에서도 이것은 생존의 문제인 것이죠.]
또, 알자지라는 파키스탄이 사우디와 상호 방위 의무를 안고 있는 가운데, 전쟁이 길어질수록 어느 편도 들지 않는 균형을 유지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거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파키스탄은 핵 문제 같은 핵심 갈등을 풀기엔 힘이 부족하고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입장도 아니라 중재 범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YTN 김승환입니다.
영상편집 : 마영후
디자인 : 지경윤
YTN 김승환 (sun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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