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마 궁디를 주 차삐까? 사투리가 다시 돌아왔다
영화 ‘짱구’, 부산 바람 다시 일으키나
“진짜 사람 냄새 되찾으려는 시도”

“요예~”
경상도에서 식당 사장님을 부를 때 쓰는 말, 표준어로 치면 “여기요”쯤 되는 한마디가 요즘 방송가에서 웃음을 터뜨리는 포인트가 됐다. 정제된 방송 멘트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툭 던지는 순간, ‘진짜’라는 느낌과 함께 일상의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최근 TV와 유튜브의 예능만 틀면 귀에 먼저 꽂히는 게 이런 사투리다. 그 중심에 경남 김해 출신 개그맨 양상국이 있다. 양상국은 지난 2월 MBC ‘놀면 뭐하니?’의 ‘범죄와의 전쟁: 촌놈들의 전성시대’ 편에서 “내가 오리지널”이라면서 “요예”라는 말로 식당 사장님을 불렀다.
그동안 부산 사투리 흉내만 냈던 유재석, 하하와 대비되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후 양상국은 MBC ‘라디오스타’와 SBS ‘아니 근데 진짜!’, KBS2 ‘개그콘서트(개콘)’를 넘나들며 ‘경상도 사투리 앰배서더’가 됐다.
양상국은 이미 ‘개콘’ 시절 ‘서울메이트’의 “확 마 궁디를 주 차삐까?”, ‘네가지’의 “마음만은 턱별시다” 등 사투리 유행어로 익숙하다. 그러고선 한동안 잊혔던 캐릭터인데, 최근 사투리 유행을 타고 새롭게 등장했다. 지난 19일에는 ‘개콘’의 한 코너에 출연해 ‘아직도 사투리 못 고친 죄’로 공개 재판(?)을 받기도 했다.
사투리는 꾸며지지 않은 ‘날것’을 더 중시하는 대중의 새로운 취향을 보여준다. 사투리를 통해 진정성과 생생함을 체험한다는 것이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과하게 연출된 말보다 거칠고 구체적인 말이 더 진짜처럼 들리는 시대”라며 “이 유행은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너무 균질해진 화면 속에서 사람 냄새를 되찾으려는 반작용에 가깝다”고 말했다.

최근엔 부산·경남 출신 연기자들 사이에서 누구 사투리가 진짜냐는 논란까지 일었다. 부산 출신 배우 정우와 현봉식은 최근 한 유튜브에서 양상국이 쓰는 “요예”를 두고 “어르신들이 쓰는 말”이라 받아쳤고, 양상국은 “저를 불러야지 ‘짜베이(가짜)’를 불렀냐. 제가 오리지널”이라고 응수했다. 때마침 전국적으로 부산 사투리 유행을 불렀던 2009년 영화 ‘바람’의 후속작 ‘짱구’도 개봉했다. ‘바람’은 정우가 자신의 고교 시절 추억을 바탕으로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주연으로 나선 작품. 부산을 무대로 ‘비공식 천만 영화’라는 별명까지 얻은 이 작품은 이번에도 부산 출신 배우들이 펼치는 부산 사투리 연기와 함께 부산을 무대로 한 장면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요즘 시청자들이 원하는 건 ‘정확한 말’보다 ‘살아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라며 “몇 마디만으로도 출신지와 생활감, 성격과 관계의 온도를 드러내 보여주는 사투리 캐릭터에 반가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럼프에게 의전용 고위급 보낸 中, ‘공항 영접 인사’ 정치학
-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30초 안에 메모하세요
- 여행 베테랑처럼 택시타기… 요금 폭탄 피하는 ‘Flat Rate’
- 전국 두부 맛집 기행: 이천에서 마포까지 ‘콩’에 진심인 식당들
- 전신 통증 잡는 의외의 운동… ‘근막 시작점’ 발바닥 깨우기
- 이 없으면 잇몸으로… 딥시크가 증명한 중국 반도체 굴기
- 정부가 개입할수록 기름값은 오른다… 미 보수의 에너지 정책 전환
- [굿모닝 멤버십] 미국 반도체 봉쇄 속 날아오른 딥시크… 중국 AI의 반격
- “연어는 빠지고 김밥만 남았다”… 누구를 위한 ‘정직 2개월’인가
- 조선·차·IT 노조도 “영업이익의 N%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