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선택과 집중’이 답이다
울산시가 10년 이상 방치된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해소 대책을 내놓았다. 장기 방치로 인한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 침해와 행정 부담 증가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3조원이 넘는 재원 조달을 고려하면 현실적 집행력에 한계가 있어 보다 면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울산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총 111곳에 558만㎡ 규모로, 전면 추진 시 3조3533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된다. 이 중 10년 이상 경과한 장기 미집행 시설은 77곳(371만㎡)으로, 2조1857억원이 필요하다. 유형별로는 도로시설 28곳에 사업비 1조4849억원이 소요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 공원시설 26곳 4656억원, 기타 공공시설 21곳 1415억원, 녹지시설 19곳 915억원이 각각 소요될 전망이다.
문제는 장기 미집행 시설 중 상당수가 최초 결정 이후 부분 집행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1998년 2월 결정된 '광로 3-7호선(404m)'은 1725억원의 사업비 부담으로 여전히 미집행 상태다. 무려 28년 전 결정된 도로가 방치된 셈이다. 2008년 8월 결정된 '중로 1-301선(3.3㎞)'과 2009년 4월 결정된 '도로 2-58호선(15.1㎞)' 역시 예산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공원 부문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범서근린공원, 언양읍성공원, 강동해안공원, 신정과학공원 등 주요 9개 공원은 사업비 집행조차 시작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수십 년간 시민들은 개발 제한에 묶여 있었지만, 행정은 예산을 이유로 시간만 끌어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울산지역에는 도시계획시설 지정 후 20년이 지나 효력이 상실된(일몰제 적용) 사례도 적지 않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단계별 집행계획'은 도로·공원 등 핵심 기반시설을 확충해 시민 편의와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집행돼야 한다. 자칫 도시계획시설 일몰제를 피하기 위한 행정적 방어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열악한 재정 여건을 감안하면 국·시비 의존도가 높은 이번 계획은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다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이제는 불확실한 재원에 기대어 부지만 장기간 묶어두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수십 년간 시설을 방치하는 것은 책임 있는 행정이라 보기 어렵다. 불필요한 시설은 과감히 해제하고, 시급한 사업에 재정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