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특수 나노 렌즈’ 넣었더니…2D·3D 화면 자유자재 구현

이정호 기자 2026. 4. 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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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삼성전자, 세계 첫 메타렌즈 화면 개발
시야각 넓어 다수 동시 시청…특수 안경 불필요
‘문서 읽기’ 작업 때 고화질 2D 화면 전환 가능
스마트폰 화면에서 고해상도 2D 영상과 입체 3D 영상을 전환하며 볼 수 있도록 하는 ‘메타렌즈 활용 디스플레이’ 개념도. 전압을 공급하면 3D 영상이, 중단하면 2D 영상이 나타난다. 포항공대·삼성전자 제공
포항공대·삼성전자 연구진이 만든 메타렌즈(왼쪽 사진)와 메타렌즈 표면의 나노 물질을 현미경으로 확대해 촬영한 모습(오른쪽 사진). 포항공대·삼성전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스마트폰에서 3차원(D)과 2D 화면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볼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3D 동영상을 감상하다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문서 읽기에 적합한 2D 화면으로 바꿀 수 있다. 3D 화면을 보기 위한 특수 안경도 필요 없어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노준석 포항공대 교수 연구진과 삼성전자 비주얼 테크놀로지팀이 ‘메타렌즈’를 활용해 스마트폰에서 3D와 2D 화면을 자유자재로 구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23일자에 공개됐다.

메타렌즈는 대략 100㎚(나노미터, 1㎚는 1억분의 1m) 크기의 인공 물체를 기판에 수억개 배열해 빛의 움직임을 정밀 제어하는 광학 소자다. 연구진이 만든 메타렌즈 전체 두께는 1.2㎜, 가로·세로 길이는 각각 5㎝다. 얇고 네모난 딱지나 스티커 같은 형태여서 스마트폰 내부에 쉽게 삽입할 수 있다.

현재 기술로 스마트폰에서 3D 화면을 보려면 대개 특수 안경이 필요하다. 안경 없이 스마트폰 화면에서 입체감을 주는 기술도 있지만, 시야각이 15도로 제한된다. 이렇게 좁은 시야각에서는 스마트폰을 정중앙에서 봐야 하기 때문에 영상도 단 한 명만 감상할 수 있다. 게다가 지금 기술로는 3D 화면을 보다가 문서 읽기 같은 작업을 하려고 2D 화면으로 전환하면 화질이 뚝 떨어진다.

메타렌즈는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핵심은 전압이었다. 전압이 들어간 메타렌즈는 볼록렌즈 성질이 됐다. 이때 스마트폰에서 3D 화면이 구현됐는데, 화면 시야각이 100도에 이르렀다. 기존 기술로 만든 3D 화면 시야각보다 6배 이상 넓었다. 스마트폰 앞에 3명 정도가 나란히 앉아 3D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메타렌즈에 들어가는 전압을 끊었더니 이번에는 오목렌즈 특성이 나타났다. 사용자가 고해상도 2D 화면을 왜곡 없이 볼 수 있었다. 점심시간에 스마트폰으로 3D 영화를 보다가 업무 재개 뒤 깨끗한 화질로 보고서를 읽는 일이 가능해졌다.

메타렌즈 개당 가격이 5000원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연구진이 2019년 메타렌즈를 처음 내놨을 때는 가격이 무려 500만원이었다. 기술 발달로 단가가 크게 내려갔다. 노 교수는 성균관대 연구진과 지난주 네이처에 발표한 또 다른 논문을 통해 메타렌즈 대량 생산을 위한 기술을 발표한 상황이어서 향후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노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메타렌즈라는 초박형 나노광학 소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성과”라며 “스마트폰은 물론 옥외 광고판 등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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