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춘기 다이어리] 김희애와 송혜교의 숏컷이 화제다

이설희 기자 2026. 4. 22.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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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추구미 말고 대표미

[우먼센스] 어쩜 다들 그리 예쁜지, 나이는 나만 먹는가 싶다. 두 배우 모두 머리를 자른 뒤 전성기만큼 아름다워졌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heeae_official @kyo1122

나 역시 몇 달 전 숏컷으로 머리를 다듬었다. 머리를 짧게 자른 데에는 새로운 계절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대표미'를 설정하게고 싶었기 때문.

옷장에 다양한 스타일의 옷이 있는 사람들은 보통 '추구미가 다양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런 다양성은 20~30대에나 가능하다. 그 시기는 다양한 스타일이 색다른 매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여러 시도를 통해 자신의 대표미를 찾아가는 시기이기도 하며, 무엇보다 무엇을 입어도 대체로 잘 어울릴 나이다. 하지만 마흔에 접어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여러 개의 추구미를 동시에 가져가기보다는, 나를 가장 잘 드러낼 하나의 '대표미'를 정해야 하는 것. 이는 곧 셀프 브랜딩의 영역이기도 하다.

변화는 주변에서도 읽혔다. 대학원 여성 교수자들 중 스타일에 공을 들이는 이들을 보면, 유독 숏컷이 많다. 처음엔 우연인가 싶었지만 이내 하나의 공통분모를 찾았다. 바로 40대 여성이 가장 공들여 구축하는 이미지, '전문성'이었다. 다른 이들 역시 내게서 보고 싶은 건 똑 부러지고 강단 있는 모습일 테니, 나 또한 그 방향으로 대표미를 설정하기로 했다.

여배우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젊은 시절의 대표 이미지가 '청순'이었다고 해서 40대 이후에도 이를 그대로 끌고 갈 수는 없다. 같은 스타일을 지나치게 오래 고수하는 건 식상함은 둘째치고, 과거의 자신과 끊임없이 비교된다는 함정까지 안고 온다.

gettyimagesbank

마흔이 넘은 직장 여성에게 사회가 기대하는 이미지는 청순함보다 단단함과 전문성이다. 생각도, 마음의 근육도 단단한 '멋진 여성'. 그 이미지를 드러내는 방식 중 하나로 나는 숏컷을 선택했다. 물론 마흔이 넘은 여성 모두가 숏컷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나의 대표미를 '전문성'으로 정한 이상, 내가 설정한 이미지의 방향과 숏컷이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옷장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상체가 지나치게 부각되거나 존재감이 흐려지는 옷들을 과감히 정리했다. '대표' 또는 '교수'로 나를 각인시켜야 하는 자리에서, 그 이미지에 어긋나는 옷은 입을 일이 없을 테니까.

나이가 든다는 건 추구미를 하나로 정리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주변이 내게 기대하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알게 되고, 스스로도 어떤 모습이 가장 나다운지 분명해지는 시기. 모두가 1인 크리에이터를 지향하는 시대 속 명확한 대표미는 곧 경쟁력이 된다.

추구미는 나이와 함께 진화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흔들리지 않는 하나의 이미지로 수렴된다. 그것이 바로 대표미다. 스타일은 결국 내가 세상에 건네는 첫 번째 언어. 나는 그 언어를 이제야 제대로 고르기 시작했다.

CREDIT INFO

글쓴이세모라이브 대표 & 동서울대학교 디지털컨텐츠학교 겸임교수. 2018년생 딸 아이를 키우며 미디어커머스 회사를 운영하는 워킹맘. 꽃과 사찰산책, 맛집, 와인과 야장을 좋아하는 감성 T.

 

이설희 기자 seherhe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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