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검은색 물질이 ‘둥둥’” 이러다 다 죽는다…조용한 학살, 대체 뭐길래? [지구, 뭐래?]
![Clean Gulf Associates 소속 유회수선(skimmer)이 멕시코만의 루이지애나 해안에서 약 90마일 떨어진 셸의 시추 현장 중 한 곳에서 유출된 원유를 수거하고 있다. 셸은 이 송유관(flow line)에서 약 8만8200갤런의 원유가 유출됐다고 밝혔다..[그린피스 홈페이지 갈무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2/ned/20260422214222032yviv.jpg)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전쟁 때문에 지구가 파괴되고 있다”
푸른 바다 위 검은색 자국이 눈에 띄는 위성 사진. 바다에서 유출된 원유가 퍼져나가고 있다. 지금 이란 전쟁이 진행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속속 포착되고 있는 풍경이다.
50여일간 지속되고 있는 이란 전쟁. 전투가 격화되는 양상은 아니지만, 일부 석유 시설과 유조선에 대한 타격이 지속되며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4월 10일에 촬영된 위성 사진에서 이란 라반 섬 주변에 기름이 퍼져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센티넬-2/유럽 우주국]](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2/ned/20260422214222296mbsl.png)
바로 바다 이곳저곳에 원유가 유출되며, 해양 오염이 진행되고 있는 것. 해양 생물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생활도 수십 년간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할 위기다.
전쟁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이뿐만 아니다.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조용한 학살’은 지속된다. 각종 포탄으로 파괴된 수목, 더럽혀진 물과 공기는 주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한다.
![2026년 4월 2일 페르시아만의 석유 유출 모습. [센티넬-2/유럽 우주국]](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2/ned/20260422214222503tpby.png)
멀리 떨어진 우리라고 피해가 없지 않다. 전쟁은 단기간에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요소. 이란 전쟁도 2주 만에 약 50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지구온난화를 앞당겼다.
최근 위성 사진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걸프 해역 인근에서 기름이 유출된 모습이 공개되고 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 머무는 선박에 대한 공격이 진행된 영향. 3월까지 집계된 것만 해도 약 20건이 넘는 선박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 원유 유출 가능성도 여전하다. 그린피스 독일이 공개한 페르시아만 인터랙티브 지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에 머물러 있는 유조선만 72척. 유조선에 실린 원유의 양은 1519만8900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르시아만 인터랙티브 지도.[그린피스 독일 홈페이지 갈무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2/ned/20260422214222729zbhr.png)
유출된 원유는 그야말로 ‘조용한 학살자’. 해양 생태계의 기능을 붕괴시킨다. 물보다 가벼운 기름은 물 위에 뜬 상태로 파도를 타고 넓게 번진다. 그리고 바다 표면을 코팅하듯 덮는다. 햇빛이 물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바다와 공기 사이의 산소 교환도 막는다.
해양 생태계 유지의 첫 단계가 막히는 셈. 이후에는 기름이 가진 독성 성분이 물에 섞여 들어가 생태계 교란을 일으킨다. 유출된 기름이 해안까지 밀려 들어올 때 갯벌과 모래에까지 스며 들어, 수많은 해양 생물들의 거처가 파괴된다.
특히 페르시아만은 유독 폐쇄적인 지역. 오염물질이 빠르게 희석되지 못하고, 가라앉아 오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린피스 독일 활동가 니나 노엘레는 “페르시아만에서 단 한 건의 기름 유출만으로도 이 취약한 해양 생태계가 복구 불가능하게 손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4월 7일에 촬영된 호르무즈 해협 위성 사진.[센티넬-2 / 그린피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2/ned/20260422214222953ktyq.png)
심지어 페르시아만에서는 이미 전쟁으로 인한 원유 유출이 발생한 적이 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서는 유조선과 석유플랫폼이 광범위하게 공격받았다. 1991년 걸프전에서는 이라크군이 쿠웨이트 유정 약 700개에 불을 질러 수개월간 타올랐다. 35년간 세 번째 파괴가 발생한 셈이다.
1991년 걸프전 당시 유출된 기름만 해도 최소 400만배럴로 추정된다. 사실상 세계 최대급의 기름 유출로 기록됐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오염 해안의 맹그로브·염습지는 크게 손상됐고 갯벌과 조간대 생물은 절반 이상이 폐사했다. 10만마리의 조류도 직·간접적으로 생명을 잃었다. 기름의 흔적 또한 수십 년간 남아 있었다.
![[그린피스 홈페이지 갈무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2/ned/20260422214223174yvkr.png)
되돌릴 수 없는 ‘환경 재앙’이 이미 벌어진 셈. 심지어 전쟁으로 인해 생태계를 파괴하는 ‘조용한 학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전쟁은 수목 생태계 파괴로 인한 식량 시스템 붕괴,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전부터, 전쟁으로 환경이 파괴되고 있는 사례가 있다. 바로 가자지구에서 펼쳐지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유엔환경계획(UNEP)이 2025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이후 가자의 나무작물 97%, 관목지 95%, 연간 작물 82%가 파괴됐다.
![가뭄으로 갈라진 땅.[게티이미지뱅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2/ned/20260422214223424vwfc.jpg)
이 밖에도 하수처리 시스템 붕괴 등으로 인한 물 오염. 이로 인한 수인 질병 폭증 등도 유발됐다. 아울러 가자의 25만채 건물 중 78%가 파괴되며 6100만톤의 잔해가 발생했다. 이 중 15% 석면, 산업폐기물, 중금속에 오염됐을 위험이 있다는 게 그린피스 측의 설명이다.
심지어 그린피스 중동·북아프리카(MENA) 사무소 분석에 따르면 전쟁이 발발하고 120일 동안 가자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50만톤 이상. 이란 전쟁의 경우 첫 14일간 배출된 온실가스가 500만톤 이상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아이슬란드의 연간 탄소배출량을 넘는 규모에 해당한다.
![4월 6일 촬영된 사진. 쿠웨이트 해안에 기름이 유출된 모습이 보인다.[센티넬-2/유럽 우주국]](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2/ned/20260422214223674vqcq.png)
먼바다 건너에서 일어나는 전쟁이 지구 생태계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셈. 전쟁이 촉발하는 ‘조용한 학살’에 주목하고, 생태계 파괴를 포함한 군사행동을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전쟁이 드러낸 화석연료 의존의 취약성을 마주하고, 전쟁의 에너지에 흔들리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사회로 체질을 바꿔 나갈 것을 요구한다”며 “전쟁 경제에서 벗어나는 길이 곧 평화 경제로 가는 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가자와 레바논 등 전쟁에 휘말린 중동 모든 곳에서 조건 없는 영구 휴전 ▷민간인을 표적 삼는 모든 군사행동의 중단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 종식 ▷포괄적 무기금수와 국제법 위반 책임자에 대한 제재 ▷유엔과 인도주의 기구의 막힘없는 구호 접근 ▷지중해를 건너는 세계 수무드 플로틸라의 안전한 통항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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