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약초? 잡초? 오락가락 행정…농민들 발칵 뒤집힌 이유

이상엽 기자 2026. 4. 22.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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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율초'라는 이름으로 동의보감에 실린 '환삼덩굴' 농민들이 이것을 재배했다가 수사를 받았습니다.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교란종이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이 작물에 대한 환경부 입장이 오락가락한다는 것입니다. 속 타는 농민들은 이것이 약초인지 잡초인지 분명히 정해달라고 말합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참 농사지어야 할 밭은 비었습니다.

할 일 없는 농부는 잡초라도 뽑으려고 나왔습니다.

[오형록/64세 : 제가 농담으로 자식하고 잡초는 못 이긴다고. 나이가 드니까 이제 마누라도 못 이기겠어요.]

농담이라도 해야 마음이 좀 낫습니다.

지난해까지 이 밭에서 특용작물을 재배했습니다.

[오형록/64세 : 5월 중순 정도 되면 절각을 해서 건조기에 넣고 생산물을 포장하고. 모든 것이 다 멈춰진 상태입니다.]

환삼덩굴이라는 작물입니다.

다른 작물보다 키우기 쉽고 벌이가 괜찮았습니다.

[김춘희/74세 : 하늘마를 하다가 몇천만원 꼴딱 깔아 먹었죠. 또 두릅을 하다가 수확을 못 하고 잘 안 되니까. 그것도 말아먹었죠.]

사정이 어려운 농가들은 올해도 이 작물 농사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재배 허가가 나지 않았습니다.

[김춘희/74세 : 심는 시기가 지금 늦었거든요. 우리가 애쓰고 수고하는 결과물이 좀 있었으면 좋겠는데…]

알고 보니 지난 2019년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교란종입니다.

번식이 빨라서 주변 식물을 덮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자생적으로 자라는 풀인데 최근 여러 효능이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었습니다.

[김희자/80세 : 시골에 가면 그냥 논밭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귀찮아서 베는 식물이에요. 이게 이렇게 쓸모 있는 줄은 나도 몰랐는데…]

[김홍식/천연물 소재 연구개발업체 대표 : 농민들도 기후 위기 대응 작물이 필요하게 됐고. 성장력이 좋은 풀입니다. 다른 작물에 비해 농가 소득이 훨씬 높다고 보시면…]

지난 2024년 생태계교란종인지 모르고 재배했던 농민들은 환경청 수사를 받았습니다.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뒤 지난해 환경청 식용재배 허가를 받았습니다.

[김춘희/74세 : 종자가 맺히기도 전에 우리는 다 잘라버려요. 꽃도 피기 전에. 어디 가서 번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5월에 수확한 뒤 종자가 맺히는 7월 전에 풀을 다 없앴습니다.

올해도 농사지을 준비를 마쳤는데 이번엔 재배하면 안 된다는 통보를 받은 겁니다.

[정성인/66세 : 어느 한쪽에서는 파괴종이라고 악성으로 평가해서 분류하고. 어느 한쪽에서는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고.]

환경부는 "식용이나 약용으로 쓰는 경우라면 지역 환경청 허가를 받고 재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지역 환경청은 "전문기관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만 했습니다.

농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간만 보내고 있습니다.

[오형록/64세 : 지금은 어떤 식으로도 해답을 못 내리고 있죠. 대안이 없습니다.]

[김희자/80세 : 모두 안 된다 안 된다 하지 말고. 쓸모 있는지 없는지 좀 찾아봐 주세요.]

규제와 함께 대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있습니다.

[한태호/전남대 원예생명공학과 교수 : 꽃이 피기 전에 제거하거나 수확하게 되면 종자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다음 세대를 이어갈 수 없는 구조로 돼 있어요.]

쓰임이 분명하지만 생태계를 흔든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무엇이 맞는지 농민들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섬세한 접근과 분명한 판단을 바라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류효정 VJ 김동규 작가 강은혜 취재지원 이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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