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전환, 미래 지도를 그린다] 9. 청년이 선택한 인천, 이제는 머물 수 있는 도시로

이은경 기자 2026. 4. 2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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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 시대 '청년이 살 수 있는 도시' 만들어야”

청년 없는 도시, 지속가능 불가
청년 줄면 일·소비 주체 감소 →도시 쇠퇴 → 인구 유출 '악순환'

인천, 청년 기회 도시로 자리매김
산업구조 다변화에 선택지 다양
수도권 접근성·낮은 주거비 강점
일·주거·생활, 하나로 연결해야
▲ 경제자유구역은 싱가포르 '원-노스(One-North)'와 같이 바이오·디지털 산업 성과가 지역 내 정주와 소비로 이어지는 직주근접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 이는 인천이 세계로 연결되는 도시로서의 강점을 청년의 활력과 결합시켜 지속 가능한 글로벌 허브 도시로 나아가는 기반이 될 것이다. 싱가포르의 스타트업 산업단지 'JTC 런치패드@원노스' 전경. /사진제공='JTC 런치패드@원노스' 홈페이지

▲인구 감소 시대, 도시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도시는 지금,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보다 지켜내는 일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끌어오는 도시보다, 떠나지 않게 하는 도시가 살아남는다. 우리 사회는 이미 인구 감소 시대에 들어섰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0~2050)>에 따르면 총인구는 2020년을 정점으로 감소 국면에 접어들었고, 이 추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청년이 있다. 청년 인구 감소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일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이 함께 줄어들고, 그 영향은 지역경제를 넘어 도시 일상 전반으로 확산된다. 청년이 줄어든 도시는 활력을 잃고, 관계 밀도 또한 약해진다.

이런 변화는 이미 도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구가 줄어들면 학교와 병원, 대중교통과 같은 생활 기반 유지가 어려워지고 이는 다시 인구 유출로 이어진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 상황은 기존 성장 방식의 한계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특히 청년에게 이 문제는 더욱 현실적이다. 가장 큰 부담은 주거비다. '일할 수 있는가'보다 '살 수 있는가'다. 도시 선택 기준은 이미 바뀌었다.

▲ 인천 청년 인구는 2020년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2050년에는 지금의 절반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도시의 활력과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화로 볼 수 있다. / 출처=국가데이터포털

▲청년은 '살 수 있는 도시'를 고른다

청년의 도시 선택 기준은 이전과 다르다. 일자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일의 안정성과 생활의 지속 가능성, 일상 전체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함께 고려된다.

출퇴근 시간 감당이 가능한지, 주거비가 현실적인 수준인지, 퇴근 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인지 등이 기준이다.

이러한 흐름은 이동에서도 확인된다. 20대는 가장 활발하게 이동하는 집단이며, 수도권 내부에서도 이동이 잦다. 청년은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끊임없이 움직인다. 도시는 한 번 정하면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삶의 조건에 따라 계속 바뀌는 선택지에 가깝다.

▲청년이 살아갈 수 있는 도시로, 인천이 바뀌고 있다

이같은 변화 속에서 인천은 전환점을 맞고 있다. 단순한 경유지를 넘어, 청년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도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공항, 항만 중심의 산업 기반 위에 바이오와 디지털 산업이 더해지면서, 청년이 일할 수 있는 영역은 넓어지고 있다.

특히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 기반과 글로벌 기업 유입은 청년에게 새로운 진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물류·제조·서비스 중심이던 산업 구조가 다변화되면서 직무의 폭도 확대되고 있다. 인천시는 일자리, 창업, 정착을 지원하는 정책을 강화하며 청년이 지역 안에서 진로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회의 '존재'가 아니라 '접근성'이다. 기회가 일부에게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청년에게 열려 있을 때 도시의 힘은 커진다. 인천은 교통과 산업 구조를 바탕으로 일자리와 경험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수도권 내 이동이 가능한 위치와 비교적 낮은 주거비 구조 또한 현실적인 강점이다.

대학과 산업단지가 함께 존재하는 구조 역시 중요한 기반이다. 학업 이후 지역 내 기업으로의 취업, 나아가 창업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만들어질 때 청년은 지역을 떠나지 않는다. 이런 연결이 자연스럽게 작동할 때, 지역 안에서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은 현실이 된다.

여기에 주거와 생활환경이 더해질 때 변화는 완성된다. 청년이 감당할 수 있는 주거, 이동이 편리한 교통, 일상생활이 가능한 생활 인프라가 함께 갖춰질 때 인천은 단순한 경유지를 넘어 삶을 설계할 수 있는 도시로 자리 잡는다. 청년에게 중요한 것은 완벽한 도시가 아니라, 살아갈 수 있는 도시다.

▲이제는 '선택'을 '머무름'으로 바꿀 때다

이제 방향은 분명하다. 청년의 선택을 머무름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자리, 주거, 생활환경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야 한다. 분절된 정책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일할 수 있고, 이동이 가능하며, 일상이 유지될 때 청년은 이곳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조건이 아니라, 도전하고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는 결국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인천이 가진 공간의 다양성도 중요한 자산이다. 원도심의 역사성과 신도시의 편리함, 그리고 바다를 품은 환경은 다양한 활동과 새로운 시도를 가능하게 한다. 공간적 자산이 청년의 삶과 연결될 때, 도시는 단순한 거주지를 넘어 경험의 장이 된다.

인천은 이미 선택받았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다. 떠나지 않게 하는 것, 그것뿐이다. 청년이 머무는 도시만이 살아남는다.

/최정호 박사·인천여성가족재단 선임연구위원

최정호 박사는

인천여성가족재단 선임연구위원으로 청년, 인구, 이주 분야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인하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17년부터 재단에서 여성·가족·청년·이주 관련 정책 연구를 수행해 왔다. 현재 인천시 성평등 및 인구 관련 위원회에 참여해 정책 자문을 맡고 있으며,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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