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현대차-하청노조, 단체교섭 ‘이몽’… 노봉법 갈등 현실화
노조 "교섭요구안만 전하겠다"
회사 "사용자에 해당 안돼"
노동 현장선 유사 사례 우려

"현대차가 응할 때까지 몇번이고 찾아와 상견례를 시도하겠다."
울산에서 노란봉투법 적용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교섭에 응하지 않자 하청노조 측이 상견례를 '강행'하면서 현장은 노사 간 물리적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22일 오후 1시 50분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 굳게 닫힌 정문 철문을 사이에 두고 밖에서는 현대차비정규직지회를 비롯한 금속노조 소속 하청지회(이하 노조) 조합원 20여 명이, 안에서는 사측 25여 명이 맞서며 대치에 들어갔다.
곧이어 2시께 노조는 "원청과 상견례를 하러 왔다"라면서 회사 보안요원과 경찰을 뚫고 굳게 잠긴 정문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약 5분간 양측은 서로 밀고 당기는 상황에서, "법대로 하러 왔으니 경찰은 당장 비켜라", "대체 왜 이러시냐"라는 등 말들이 오갔다.
이 충돌은 실랑이하던 관할 경찰이 "일단 원청에 물어볼 테니 기다려 달라"고 하자 멈췄다.
하지만 노조는 "상견례를 위해 노조 쪽 교섭위원이 모두 모였으며, 교섭요구안만 전하고 가겠다"며 정문 앞에서 약 1시간 동안 집회를 이어갔다.
이 같은 상황은 노란봉투법 시행에 맞춰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를 비롯한 금속노조 산하 약 10개 지회가 현대차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빚어졌다.
이날 단체교섭을 원한 노조에는 울산공장·남양연구소·아산공장·전주공장 및 각 대리점에서 생산·보안·판매·구내식당 업무를 맡은 노동자 1,675명이 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들 노조는 지난달부터 현대자동차에 두 차례 교섭요구를 뜻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회사의 입장은 단호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일 금속노조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2항에 따른 사용자에 당사가 해당되지 않는다'며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 같은 '강대 강' 대치에 현장에서는 최근 벌어진 유사 충돌 사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던 화물연대와 회사 측인 BGF로지스 간 충돌로 노동자 1명이 숨진 사건이 언급되기도 했다.
이날 윤상섭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장은 현장에서 "노란봉투법에 따라 원청이 우리의 요구에 응할 때까지 몇 번이고 현장에 찾아와 교섭요구서를 전달하겠다"라며 "얼마 전 화물연대 소속 동지가 현행법에 따른 정당한 요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났다. 우리도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김귀임 기자 (kiu266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