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장동혁 체제로 지방선거 치를 수 있겠나

6·3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의 내분이 임계점을 넘고 있다.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지사 후보가 22일 장동혁 대표 면전에서 “현장을 다녀보면 ‘중앙당 생각하면 열불 나 투표 안 한다’는 분들이 많다”며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거취 결단을 요구했다. 강원 양양 수산리마을회관에서 열린 강원도 공약 발표 자리에서였다. 각 지역 후보들이 독자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화하며 지도부를 불신임하던 흐름이 급기야 사퇴 요구로 번진 것이다. 후보가 당을 거부하고, 지도부는 겉돌며 갈등하는 초유의 상황이다. 이런 당으로 선거를 치르는 게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든다.
국민의힘은 지금 제1야당은커녕 공당이라 말하기조차 민망하다. 선거를 앞둔 당대표가 느닷없는 미국 방문으로 ‘도피성 외유’ 논란을 빚더니, 선거운동에 여념이 없어야 할 후보들은 “후보들에게 짐이 되고 있다”(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며 ‘탈장동혁’ 집단행동에 나섰다. 서울·부산시장과 경북지사 후보는 이미 독자 선대위 구성에 들어갔고, 경기지역 소속 국회의원 전원도 독자 선대위 발족을 공식화했다. ‘장동혁 국민의힘’으로 선거는 해보나 마나라는 싸늘한 민심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죽하면 당 일각에서 ‘늑구만도 못한 장 대표’라는 시중 여론까지 거론하며 “참담하다”(김성태 전 의원)고 탄식하겠는가.
‘윤어게인’ 세력과 절연하지 못해 선거를 어렵게 만든 장 대표가 8박10일 방미 동안 남긴 건 관광객 모드 사진과 신원도 공개 못하는 미 국무부 차관보와 면담 정도이니 당내 시선이 고울 수 없다. 그런데도 돌아오자마자 한 일이 한동훈 전 대표를 도왔다는 이유로 진종오 의원을 조사토록 한 것이니 당심이 폭발할 만도 하다. 민심을 잃은 것도, 당심의 ‘탈장’ 부메랑을 맞은 것도 모두 자업자득이라 할 수밖에 없다.
장 대표는 당과 지지층을 부끄럽게 하지 말아야 한다. 공당 대표로서 남은 소임은 스스로 진퇴를 결정하는 것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 대표는 2선으로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길 바란다. 당과 후보들이 더는 ‘절윤·절장’에 발목 잡히지 않고 지방선거에 총력을 다할 최소한의 여건을 갖추려면 결단해야 한다. 민심을 얻지 못하면 정당도, 대표도 존재할 이유가 없다. 민심과 당심을 모두 잃고도 ‘대표’라는 허울에 집착한들 인정할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자신을 희생할 때 정치의 돌파구가 열리곤 했던 전례를 장 대표는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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