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상법개정 따른 주총의 변화

2026년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됐다. 코스피 6000포인트 돌파와 상법 개정이 맞물리며 주총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특히 올해 9월로 예정된 이사회 구성에 관한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둔 마지막 주총이라는 점에서, 상장회사의 전략적 안건 상정과 투자자들의 날카로운 견제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견제의 수단은 주로 주주제안이었다. 주주제안 안건이 상정된 회사는 지난해 41개사에서 58개사로 급증했고, 도처에서 초박빙의 표 대결이 펼쳐졌다. 결과적으로 총 15개사에서 주주제안 안건이 가결되며 사실상 ‘주주제안 전성시대’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관 변경 주주제안은 감사위원 전원 분리선출 명시나 선임독립이사 제도 도입 등이 주를 이뤘다. 이사회 구성과 운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다. 임원 선임에서도 행동주의 펀드가 추천한 감사위원이 사외이사로 입성하는 사례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사 보수 한도 안건 역시 최근 판결의 영향권에 들어왔다. 지난해 4월 대법원은 이사이면서 주주인 경우 자신의 보수 한도를 정하는 안건에 대해 개인적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걸려 있다고 보고, 해당 안건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동안은 이사 전체의 보수 총액을 정하는 방식이라는 이유로 관행적으로 의결권 행사가 허용돼 왔지만, 이번 판단으로 기존 실무는 근본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대주주가 이사를 겸하는 구조에서는 의결 정족수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 보수 한도 결의 방식과 절차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판결 이후 보수 한도에 대한 주주제안이 늘어나고, 보상체계 공개를 요구하는 권고적 안건이 통과되는 등 새로운 흐름도 나타났다.
올해 9월 제2차 개정 상법이 시행되면 주총 현장은 또 한 번 요동칠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회사라면 일반주주가 자신이 원하는 인물을 이사회에 진입시킬 수 있는 경로가 대폭 확장되기 때문이다. 이제 이사회 구성권을 둘러싼 상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이를 지배구조 개선의 기폭제로 기대한다. 반면 경영 현장에서는 이사회의 전문성 결여와 의사결정 지연이라는 실무적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상법 개정으로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시대적 요구와 경영의 불확실성 증대라는 현실적 우려가 본격적으로 충돌하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 자본시장이 고민해야 할 지점은 개정 상법이 가져올 구조적 변화가 실제 주주가치와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는 ‘정교한 운영의 묘’를 찾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주총은 소모적인 분쟁의 장이 될 수도, 혹은 가치 창출을 위한 협력의 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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