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재명’ 대신 ‘反장동혁’ 바람? 독자 선대위 꾸리는 野 선수들
텃밭 영남도 역풍…TK선 張 빠진 선대위, 부산도 지역 선대위 강화 예고
강원 김진태는 張 면전에서 쓴 소리 “중앙당에 속이 타…결자해지 필요”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사실상 '빈손 방미' 역풍으로 리더십에 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당내에서 6·3 지방선거를 지도부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치르겠다는 움직임이 수도권은 물론 텃밭 영남까지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서울과 경기에 이어 TK(대구·경북)에서도 독자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를 꾸리겠다는 입장 표명이 나온 것이다. 22일 장 대표가 직접 발걸음을 옮긴 강원에선 "결자해지(結者解之)가 필요하다"는 쓴 소리가 장 대표 면전에 날아왔다.
"張 지도부 역할 줄어야" "자체 선대위로 수도권 지켜야"
독자 선대위 첫 물꼬를 튼 사람은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현역 시장이다. 오 시장은 지난 18일 후보 확정 직후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를 향해 "당 대표가 후보들의 짐이 되고 있다"고 직격하며 "공천 마무리 단계 이후부터는 자연스럽게 지도부 역할이 줄어들고 후보자 중심의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서울에서 꾸리는 혁신 선대위에 "장 대표가 들어올 공간은 없다"는 취지의 뜻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지난 21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도 출연해 장 대표를 향해 "지금 후보들께 짐이 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후보들은 하루하루 피가 마를 타이밍인데, (미국에서) 누구를 만나 어떤 말씀을 나눴기 때문에 지방선거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 없다"며 "당 지도부는 여기 있어도 별로 할 일이 없는 국면에 돌입했기 때문에 그렇게 변명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경기는 아직 도지사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국민의힘 경기 지역구 의원 6명(안철수·김성원·송석준·김은혜·김선교·김용태) 전원이 선제적으로 경기도 자체 선대위를 꾸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2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수도권이 무너지면 우리 당은 국민을 위한 건강한 견제 역할조차 할 수 없게 된다"며 "자체 선대위 발족을 통해 현장을 지키는 저희가 직접 엔진을 돌리겠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미 독자 혁신 선대위 출범을 시사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물론, 일찌감치 후보를 확정 지은 유정복 인천시장과 함께 장 대표를 배제한 '수도권' 규모로 독자 선대위 체제를 확장시키는 구상도 밝혔다. 앞서 김용태 의원도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수도권 전략으로 서울·경기·인천을 묶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생활권이 연결돼 있고 정책도 교통 등 수도권 차원에서 연계할 것이 많다"며 "세 지역을 묶어 하나의 혁신 선대위로 갈 수 있다 본다"고 주장했다.
보수 철옹성인 영남권도 장 대표와 선 긋는 기류가 만연하다. 특히 대구는 후보 간 교통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장 대표에 대한 비토가 정서가 커진 상황이다. 실제 TK에선 지역 중심의 독자 공동선대위를 꾸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경북지사 후보인 현역 이철우 지사가 TK 공동선대위 구성을 먼저 제안했고, 이에 대구시장 경선 결선 후보에 오른 추경호 의원도 "적극 공감한다"며 호응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추 의원도 CBS라디오 《류연정의 마이크온》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지원 유세를 요청할지 여부에 대해 "그건 장 대표께서 판단하실 몫"이라며 "지금 대구·경북 통합선대위를 구상하고 있다. 저희는 저희대로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선거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공천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주호영 의원 등을 선대위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주 의원과 앙금이 있는 장 대표와 지도부가 개입해선 안 된다는 게 이들의 중론이다.
부산에서도 후보인 박형준 현역 시장이 지역 중심의 선대위를 꾸리고 있다. 경선 경쟁자였던 주진우 의원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삼고, 부산 지역구 국민의힘 의원들이 힘을 모으는 방식이다. 박 시장은 KBS라디오 《사사건건》에 출연해 "중앙당에 끌려 다니는 선거를 하게 되면 중앙당이 실점하면 같이 내려앉아야 한다"며 "현재 후보들 입장에서는 지역별 독자 선대위의 기능과 역할을 훨씬 더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결자해지' 쓴 소리에도…張 "글쎄, 잘 모르겠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장 대표는 이날 또 다른 보수 강세 지역인 강원 현장에 갔지만 쓴 소리를 면치 못했다. 그는 이날 오전 강원도 양양 수산리 마을회관에서 강원지사 후보인 김진태 현역 지사와 만났지만, 김 지사는 장 대표 면전에서 "붙잡으려고 하면 더 멀어져가는 게 세상의 이치 아니겠나"라며 "옛날에 그 멋진 장동혁으로 다시 돌아갔으면 좋겠다.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장 대표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종이에 무언가를 적기만 했다.
또 김 지사는 "제가 현장을 다녀보니까 '내가 원래 빨간 당(국민의힘)이었는데 이번에는 중앙당을 생각하면 열불나서 투표 안한다'는 사람들이 많다"며 "저도 '나만 열심히 하면 되겠거니' 하고 뛰어 다니고 있는데, 그래도 당이 어느 정도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분들이 투표장에 안 나오시면 우리는 정말 희망이 없다"며 "당장 42일 뒤면 생사가 결정되는 후보 입장에서는 속이 탄다. (장 대표는) 후보들의 말을 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럼에도 장 대표는 변화 의지를 확실히 천명하진 않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진태 지사의 발언에 대해 "당이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애정 어린 말씀해준 것 같다"며 "제가 당을 위한 애정의 말씀으로 생각하고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중앙당이 무엇을 해야할 지에 대해 고민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결자해지'의 의미에 대해선 "글쎄요. 어떤 걸 말씀하는지 모르겠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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