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핵심은 소부장”…구미, 방산 공급망 거점 부상

이봉한 기자 2026. 4. 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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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소부장 특화단지 유치로 수출 주권 확보 나서
방산·반도체 융합 산업 생태계…즉시 가동 가능한 실행형 거점
▲ 구미산단 전경.

K-방산이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바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해외 의존이다. 완제품 경쟁력은 확보했지만 핵심 부품을 외국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수출 통제와 공급망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워 산업 주도권 확보에 제약이 따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주요 무기체계는 핵심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해당 국가의 승인 여부에 따라 제3국 수출이 제한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이는 단순 기술 문제가 아닌 '수출 주권'의 문제로, 방산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구조적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산 경쟁력의 중심축은 완제품에서 '소부장 국산화'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정부가 '제3기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을 추진하는 것도 공급망 자립을 통해 국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구미는 방산 소부장 특화단지 유치를 통해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소할 핵심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경북권 제조업 중심축인 구미는 1산단부터 5산단까지 60년간 축적된 전기전자·통신 제조 기반 위에 반도체·방산 산업이 결합된 국가 산업도시다.

▲ 구미시 첨단방위산업 진흥센터 조감도

특히 국가5산단 2단계와 장천 일반산단 등 대규모 산업용지를 즉시 공급할 수 있어 기업 유치와 생산시설 구축이 가능한 '실행형 산업 거점'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춘다. 산업통상부 산업혁신 기반 구축 사업 선정으로 첨단 방위산업용 시스템반도체 부품·소재 국산화 기반도 마련됐다.

방산혁신클러스터와 기회발전특구 지정까지 더해지며 정책적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오는 5월 준공 예정인 첨단방위산업진흥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그동안 외부에 의존하던 부품 시험평가 기능을 지역 내에서 수행할 수 있어 산업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산업 생태계 역시 이미 완성 단계에 근접해 있다.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을 중심으로 약 200여 개 방산 협력사가 집적돼 있으며, 반도체·전자·통신 기업이 결합된 융합형 산업 구조는 첨단 무기체계 부품 개발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천궁-Ⅱ'와 같은 첨단 방공체계가 생산되는 구미는 단순 제조를 넘어 핵심 기술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문 인력 기반도 탄탄하다. 국립금오공대를 중심으로 한 방산 인재 양성 체계에 더해, 최근 방위사업청과 경운대학교가 방산기술보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산업 현장 수요에 맞춘 인력 공급 체계가 구축되고 있다.

에너지와 인프라도 강점이다. 경북은 전국 최고 수준의 전력자립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공업용수와 폐수처리 시설도 충분히 확보돼 대규모 생산시설 가동에 제약이 없다.

타 지역과 비교해도 구미의 경쟁력은 뚜렷하다. 일부 지역이 단일 산업 중심 구조에 머무르는 것과 달리, 구미는 방산·반도체·전자·통신이 결합된 복합 산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앵커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 구조가 이미 형성돼 있어 단지 지정 즉시 산업 효과를 낼 수 있는 '완성형 모델'이라는 점이 차별화 요소다.

결국 소부장 특화단지는 단순한 산업단지 지정이 아니라 국가 방산 공급망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결정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국산화와 수출 경쟁력, 산업 생태계, 에너지·인력 인프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구미는 가장 현실적이고 준비된 대안으로 평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소부장 특화단지 공모가 마무리된 가운데, 구미시는 방산 분야 특화단지 지정을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명성 구미시 반도체방산과장은 "방산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반드시 선정돼 국가 방산 경쟁력 강화의 거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방산혁신클러스터와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한 구미의 도전이 결실을 맺을 경우, K-방산은 '완제품 강국'을 넘어 '공급망 주도국'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