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매출 3분의 1이 날라갔어요"… 편의점 ‘노봉법’ 직격탄

"하루 매출의 3분의 1이 날라갔습니다." CU 물류사태에 소상공인 점주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의 CU 물류센터 점거·파업이 지속되면서 CU 점포에 입고돼야 할 제품들이 제대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삼각김밥 등 핵심 상품 매대가 텅텅 비고, 매출은 연일 펑크가 나고 있다.
지난 20일 농성 현장에서 발생한 조합원 사망 사고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을 우려한 점주들이 본사에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확실한 답변이 없어 답답함만 커지고 있다.
서울 강서구의 한 CU 점주는 "간편·즉석식 제품이 안 들어오고 있고, 다른 제품들도 입고가 늦어지고 있다"며 "특히 편의점은 삼각김밥과 도시락이 메인인데 물건이 없어 이 품목들 매출이 제로(0)다"고 토로했다.
그는 "물건이 안 들어오면 매출이 바로 떨어지는데, 실제로 하루 매출이 3분의 1 이상이 줄었다"며 "임대료나 인건비는 그대로인데 당장 적자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양천구의 한 CU 점주는 "어제는 밤 8시쯤에 들어와야 할 빵이 2시간이나 늦게 들어왔다"며 "다른 매장에선 상온 제품 입고가 6시간이나 지연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했다.
전국 1만8000여개 CU 점포가 물류사태 피해를 겪는 중이다.
공급망이 망가지면서 편의점 본사를 향한 점주들의 원성도 커지고 있다.
마포구 소재 한 CU 점주는 "점주들은 물건을 못 받아 비상경영 상태인데, 본사는 강건너 불구경을 하는 태도"라며 "SC(본사와 점주를 연결하는 담당자)한테 본사 차원의 보상안을 요구했더니, '불가항력 사항' 운운하며 이해해 달라는 말뿐이었다"고 전했다.
CU가맹점주협의회는 본부 측에 물류정상화와 점주 피해 구제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요청했으나 본부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 그 부분은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며 "이제 막 원청인 BGF로지스가 대화의 자리에 앉아 상견례를 진행한 상태라 이것 먼저 선행이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민재 BGF로지스 대표와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의 교섭 상견례를 시작으로 실무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언급한 것이다.
업계는 이번 CU 물류사태를 모든 편의점 브랜드가 언제든 맞닥뜨릴 수 있는 중대 사안으로 보고 있다.
마포구의 한 GS25 점주는 "이번 사태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잠재돼 있던 문제가 터진 것이고, GS25에도 언제든지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며 "물류가 한번 흔들리고, 매장의 매대가 텅텅 비면 편의점 브랜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지난달 10일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노란 봉투법)의 영향권 안에 편의점 업종이 확실히 들어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편의점은 다단계 하청구조로 물류가 이뤄지는 업종이다. 본사가 자회사로 두고 있는 물류회사 또는 외부 물류업체가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이 운송사가 배송 기사들과 계약을 맺는 '3자 계약' 구조다.
BGF리테일의 경우, 여기에 한 단계가 더 추가된다.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각 지역 물류센터-운송사-화물기사(위탁계약)의 '4자 계약' 구조로, 지역센터별로 운임 단가가 다르다.
편의점 본사는 언제든 하청 노조(화물연대)로부터 운임 단가인상, 처우개선 등의 교섭 압박을 받을 수 있는 처지다. 시장 포화에 따른 성장 정체와 소비침체라는 악재에 당장 점포 매출에 타격을 주는 물류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편의점업의 사업적 리스크가 커지게 된 셈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BGF리테일을 원청으로 보고 교섭을 요구하는 상황을 지켜보며, 배송 기사들과의 분쟁 격화 가능성이 편의점 업종에 늘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게 됐다"며 "원청과 하청 간 소통의 기회를 다각적으로 마련해 이번 사태처럼 최악의 상황까지 오는 일이 없도록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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