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독서교육 중요성 강조되지만 경남 사서교사 배치율 13% 불과

문정민 기자 2026. 4. 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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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없는 학교도서관 교사·학부모에 운영 의존
전담사서는 197명 20%대…주도적 독서교육 한계
“질문하는 힘이 경쟁력” AI 시대 문해력·사고력 핵심
경남교육청 인력 확충 한계 속 독서 기반 교육 강화
세계 책의 날을 맞아 독서교육 행사가 열린 김해 삼계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독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김해 삼계초교

AI 시대 문해력과 독서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경남 지역 사서교사 배치율은 13.87%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담사서 배치율도 매년 20.24% 수준으로, 전체 사서 인력 배치율은 33%에 그친다. 전문 인력 부족으로 학교 현장에서는 독서교육이 체계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독서교육 강화 정책과 현실 간 괴리도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 인력 공백에 독서교육 위축

창원지역 한 초등학교에는 사서교사가 없다. 도서관 운영은 교사와 학부모에 의존하고 있다. 교사는 담임 업무를 병행하며 도서 선별과 주문, 자료 정리 등 대부분의 업무를 직접 처리한다.

이 학교 5학년 담임 한 교사는 "새로운 책 주문이 한두 번으로 끝나는 일이 아닌데, 전문성을 갖춘 사서의 역할을 교사가 대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책을 선별하는 안목이나 운영 방식에서 전문성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했다.

도서 대출과 반납 등 기본 운영은 학부모 자원봉사에 의존한다. 학기 초에는 봉사자 모집과 배치에 시간이 걸리면서 도서관 이용이 제한되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은 일정 기간 책을 빌리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독서활동 역시 위축되고 있다. 해당 교사는 "사서가 있을 경우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과 행사가 운영되지만, 현재는 그런 활동이 부족하다. 아이들이 책에 대한 흥미를 가질 기회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사서교사 배치 부족과 맞물려 있다. 2026년 3월 1일 기준 경남 지역 사서교사 배치율은 13.87%로 집계됐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 66명, 중등 31명, 고등 38명으로 모두 135명이 배치됐다. 특수학교에는 사서교사가 없다. 사서교사 배치율은 최근 5년간 13% 수준에 머물렀다.

전담사서는 같은 기간 197명으로 유지되고 있다. 배치율은 20.24% 수준이다. 학교급별 구성도 초등 109명, 중등 50명, 고등 37명, 특수 1명으로 동일하다.

사서교사는 교육과정에 기반한 독서수업과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교육 전문 인력이다.

정보 활용 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정보를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능력) 교육을 담당하며, 교과와 연계한 수업을 통해 학생 학습을 지원한다. 독서 동아리 운영과 협력수업, 교육과정 반영 등 교육 전반을 이끈다.

전담사서는 도서관 운영과 지원 업무에 중심을 둔다. 자료 관리와 도서관 행사, 수업 지원 역할을 수행하지만 교육과정을 주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거제 국산초등학교에서 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독서활동을 하고 있다. /거제 국산초

정보 넘치는 시대 '생각 지키는 힘' 독서

19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인공지능(AI) 시대, 왜 다시 독서와 문해력인가?'를 주제로 발간한 '데이터로 읽는 우리 교육' 제3호는 AI 시대 독서의 의미를 짚었다.

보고서는 "이제 정보는 '찾는 것'이 아니라 '쏟아지는 것'이 됐다"며 생성형 AI로 지식 습득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보가 넘칠수록 이해는 깊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는 즉흥적 만족에 그친다. 맥락을 따라가고 의미를 재구성하는 경험은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질문하느냐"라며 "질문의 수준이 사고의 수준을 결정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독서는 더 이상 행사나 부가 활동이 아닌 수업 속에 구조적으로 포함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독서를 통해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 속에서 학생들의 일상에 내재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정보를 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은 인간의 영역이다. AI 시대일수록 독서는 가장 강력한 학습"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독서 교육 정책과 학교 현장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현주 경남사서교사협회 대표는 "AI 시대일수록 문해력과 독서교육은 더 중요하다. 핵심 역량은 질문하는 능력이고, 이는 독서를 통해 길러진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독서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은 있지만 실행할 사서교사가 부족하다. 독서교육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현장 인력 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거제 국산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책을 고르고 있다. /국산초

경남교육청, 독서 기반 교육 전환

경남교육청은 사서교사 배치 확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구조적인 제약으로 인력 확충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사서교사 정원은 교육부의 결정에 따라 배정된다. 각 시·도교육청에 할당되는 규모가 제한적이어서 충분한 인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담사서 역시 확대가 쉽지 않다. 도교육청은 "정원을 늘릴 경우 다른 공무직 직종 인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교사 역량 강화와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독서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자료 개발에 나섰다. 기존 기능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독서를 기반으로 한 의미 해석과 성찰 중심 교육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AI·디지털 전환에 대응해 정보 이해·비판·활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자료는 초등학생 수준에 맞춘 스토리 기반 참여형으로 구성된다.

학생용 활동 자료와 교사용 수업 지도안, 교과 연계 방안 등이 포함된다. 개발에는 사서교사 등 전문 인력이 참여한다.

도교육청은 "독서를 기반으로 한 교육을 통해 정보 이해와 비판적 사고 역량을 강화하고, 디지털 시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교과 수업과 학교도서관을 연계한 통합 교육으로 학습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문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