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떠난 ‘악동’ 남매…그들만의 색 ‘개화’하다

이정국 기자 2026. 4. 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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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요계에서 남매 듀오는 흔하지 않다.

1976년 데뷔한 장현·장덕 남매의 '현이와 덕이' 정도가 거론된다.

이후 한동안 끊긴 남매 듀오의 맥을 이은 건 악뮤(이찬혁·이수현)다.

가히 '국민 남매 듀오'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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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뮤, 최근 발매 4집 ‘개화’ 인기몰이
악뮤의 이찬혁(왼쪽)과 이수현. 영감의 샘터 제공

한국 가요계에서 남매 듀오는 흔하지 않다. 1976년 데뷔한 장현·장덕 남매의 ‘현이와 덕이’ 정도가 거론된다. 1985년 히트곡 ‘너 나 좋아해 나 너 좋아해’가 담긴 2집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접었다. 이후 한동안 끊긴 남매 듀오의 맥을 이은 건 악뮤(이찬혁·이수현)다. 국내 점유율 1위 음원 플랫폼 멜론은 이들이 2014년 데뷔 이후 25억 스트리밍을 돌파했다고 최근 밝혔다. 국내 혼성 그룹 가운데 최고 기록으로, 1억 스트리밍을 넘긴 노래가 7곡이나 된다. 악뮤가 지난 7일 발표한 정규 4집 ‘개화’의 수록곡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과 ‘소문의 낙원’은 음원 차트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히 ‘국민 남매 듀오’라 할 만하다.

이들의 출발은 2012~2013년 오디션 프로그램 ‘케이팝스타 시즌2’(SBS)였다. ‘악동뮤지션’이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선 남매는 다른 참가자들과 결이 달랐다. 꾸미지 않은 일상을 담은 자작곡, 몽골에서 자란 성장 배경 등이 차별점이었다. 오디션 중 발표한 ‘다리 꼬지 마’ ‘매력 있어’ ‘라면인 건가’ 등이 바로 인기를 끌고 우승까지 이어지면서 음악성과 스타성을 인정받았다.

악뮤의 이찬혁(왼쪽)과 이수현.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제공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2014년 공식 데뷔한 이들은 첫 정규 앨범 ‘플레이’부터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200%’ ‘기브 러브’ ‘얼음들’은 어렵지 않지만 평범하진 않았고, 발랄하지만 가볍게 흘러가지만은 않았다. 대중은 쉽게 따라 불렀고, 평단의 좋은 평가도 이어졌다.

이후에도 유행을 좇기보다 자신만의 호흡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점차 음악과 감정의 스펙트럼을 넓혀나갔다. ‘오랜 날 오랜 밤’은 더욱 또렷한 서정성을 보여줬고,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대중적 공감대를 크게 넓힌 곡이 됐다. 아이유와 함께한 ‘낙하’는 협업과 사운드 확장의 사례였고, ‘러브 리’는 발랄한 멜로디를 앞세운 대중가요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악뮤의 이찬혁(왼쪽)과 이수현.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과정에서 이찬혁의 프로듀서로서의 역할은 점점 부각됐다. 이찬혁은 곡 단위의 아이디어에 머무르지 않고, 앨범 전체의 분위기와 흐름을 설계하는 쪽으로 작업 범위를 넓혀왔다. 솔로 앨범 ‘에러’와 ‘에로스’에서도 이런 성향은 분명하게 드러났다. 팀과 솔로를 오가며 음악적 자산을 축적했고, 그 결과가 다시 악뮤의 확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수현의 보컬도 대중성을 지탱하는 핵심 요소다. 음색이 분명하지만 과장되지 않고, 맑은 톤이면서도 가창의 밀도가 있다. 이찬혁의 멜로디와 가사가 자칫 아이디어 차원에 머물 수 있는 지점에서, 이수현의 목소리는 이를 대중적인 감각으로 번역하는 역할을 해왔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악뮤의 최대 강점을 “대중이 좋아하고 쉽게 흡수할 만한 멜로디를 쓰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어렵지 않고, 어떤 곡은 동요 같기도 하고 어떤 곡은 20세기 순정한 가요 같은 느낌도 있다. 그러면서도 다른 케이팝이나 발라드에서 잘 쓰지 않는 노랫말 정서를 가져온다”고 평가했다.

와이지를 떠나고 처음 발표한 앨범 ‘개화’는 이런 특성을 극대화했다. 익숙한 자기 색을 유지하면서도, 사운드와 장르에서 미세한 변화를 시도했다. 일부 곡에 스민 컨트리 음악의 질감은 국내에선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이를 실험적으로 밀어붙이는 대신 대중적인 멜로디로 친숙하게 만들었다.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야” 같은 위로를 전하는 가사도 대중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임희윤 평론가는 “케이팝이 점점 시끄럽고 피로해지고, 음악이 어려워지는 추세 속에서 대중이 느끼는 갈증이 있다”며 “악뮤는 귀에 감기면서도 다른 결을 가진 음악으로 그 갈증을 채워준 팀”이라고 말했다.

악뮤의 신곡 ‘소문의 낙원’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영상 갈무리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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