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뇌물 사건 불기소 … 檢 보완수사권 박탈 땐 일상될 것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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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이 22일 발표한 감사원 고위공무원의 뇌물수수 사건 처리 결과는 우리 형사사법 시스템의 참담한 구멍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건설사에 하도급 계약을 강요하며 15억8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 중 무려 12억9000만원이 불기소 처리됐다.
검찰이 직접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자 이번에는 법원이 "검사는 공수처 사건에 수사권이 없다"며 기각했다.
지금 공수처와 검찰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 핑퐁'이 경찰·중수청과 공소청 사이에서 그대로 재연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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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이 22일 발표한 감사원 고위공무원의 뇌물수수 사건 처리 결과는 우리 형사사법 시스템의 참담한 구멍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건설사에 하도급 계약을 강요하며 15억8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 중 무려 12억9000만원이 불기소 처리됐다. 수사기관 간 사건 핑퐁과 제도적 결함으로 제대로 수사조차 못했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사건의 전말은 기괴하기까지 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구속영장이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되자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하자 "법적 근거가 없다"며 거부했다. 검찰이 직접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자 이번에는 법원이 "검사는 공수처 사건에 수사권이 없다"며 기각했다. 기관 간 책임 떠넘기기 속에 2년4개월이 흘렀고, 그사이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했다. 결국 검찰은 혐의가 입증된 2억9000만원만 기소한 채 나머지 뇌물 혐의를 덮어야 했다.
문제는 이런 사태가 장차 한국 사회에서 '수시로 벌어질 일'이라는 점이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체제가 출범한다. 그런데 관련 법 어디에도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근거가 없다. 지금 공수처와 검찰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 핑퐁'이 경찰·중수청과 공소청 사이에서 그대로 재연될 상황이다.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으로 충분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실을 모르는 소리다. 지금도 보완수사 요구에 경찰이 회신하기까지 평균 53일, 최장 381일이 걸린다. 지연된 정의는 범죄자에게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할 시간을 벌어줄 뿐이다.
특히 '비고소·비고발 사건'은 치명적이다.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항고나 이의신청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1차 수사기관이 수사를 부실하게 종결하거나 보완수사를 거부하면 이를 견제하기가 어렵다. 권력형 비리를 척결하겠다며 만든 개혁이 부패의 '안전판'이 돼버릴 판이다.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수사와 기소를 기계적으로 분리하는 건 형사사법체계의 퇴보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억울한 피해자를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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