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기존 항암제 한계 극복하나…초기 임상서 경쟁력 입증

서지은 기자 2026. 4. 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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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서 기술력 선봬
베리스모 "혈액암 CAR-T, 기존 약 대비 향상된 항종양 활성 관찰"
알지노믹스 온코닉테라퓨틱스 등 차세대 항암제 연구결과 발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차세대 항암제 후보물질들의 임상 데이터를 대거 공개하며 글로벌 무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존 치료제 한계를 극복한 독자적 기술력을 선보이며, K바이오의 신약 개발 역량을 입증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HLB이노베이션, 알지노믹스, 온코닉테라퓨틱스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17일(현지시간)부터 22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AACR 2026에서 항암제 후보물질 관련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해당 학회에서 자사의 첫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데이터를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히며, 초기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 중심으로 발표가 이뤄진다.

초기 단계의 물질 연구 발표가 중심인 만큼, 이번 학회에서는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보완하거나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가 눈길을 끌었다.

HLB이노베이션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는 혈액암 CAR-T 치료제 'SynKIR-310'의 전임상 데이터를 포스터 발표했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채취해 암세포를 정밀하게 인식할 수 있는 특수레이더 'CAR(키메릭항원수용체)'를 달아 이를 다시 체내에 투여하는 기전의 차세대 항암제다. 암세포를 정밀하게 공격할 수 있지만, 항종양 효과가 빠르게 저하되고 독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암세포를 이식한 동물 모델에서 SynKIR-310은 기존 CAR-T 치료제와 비교해 향상된 항종양 활성을 보였다. 또 T세포 지속성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독성을 일으키는 원인인 '사이토카인' 생성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 알지노믹스는 자사의 리보핵산(RNA) 기반 항암제 'RZ-001'의 간세포암(HCC) 대상 임상시험 중간 결과를 구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TACE(간동맥화학색전술) 불응 또는 시행이 어려운 환자 중 전신 치료 경험이 없는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발표에 따르면 'RZ-001'을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과 병용 투여한 결과, 종양반응률(ORR)은 38.5%(확인·confirmed), 46.2%(미확인·unconfirmed)로 나타났다. 종양반응률은 항암제 임상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약 투여 시 암세포 크기가 얼마나 줄었는지를 판단하는 수치다.

또 현재까지 RZ-001의 안전성과 관련된 이슈는 없었으며, 기존 면역항암제 기반 치료 대비 종양 반응의 깊이와 반응률 측면에서 의미 있는 신호를 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난치성 암종인 소세포폐암(SCLC) 치료를 겨냥한 항암신약 후보물질 '네수파립'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네수파립은 기존 치료제인 올라파립 대비 최대 133배, 소세포폐암 치료제 이리노테칸(Irinotecan) 대비 약 25배 강력한 암세포 성장 억제 효능을 나타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호 개발 신약의 연구 데이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회사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위주의 사업에서 체질 개선을 위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SBE303'을 개발 중이다.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SBE303은 기존 넥틴-4 표적 치료제 대비 항체의 종양세포 결합 특이성과 세포 내 약물 전달 효율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평가 부분에서도 기존 치료제 대비 경쟁력 있는 결과를 보였다. 흔한 이상반응인 피부 독성 시험에서 개선된 결과를 보였으며 심각한 부작용으로 비가역적 손상을 일으키는 간질성 폐질환(ILD)도 관찰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암학회를 계기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기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항암제 후보물질 임상 결과가 대거 발표된 만큼, 추후 글로벌 기업과 기술수출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은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