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휴식처' 처럼 … 자연그대로 소재 살려 아날로그 감성 만들죠 [요즘 뜨는 브랜드]
강윤주·김영민 대표 인터뷰
가죽소재 상처·엠보 안감춰
멋스러운 에이징 '인기몰이'
지난 2월 서울숲에 새 쇼룸
고객 5명 중 한명이 외국인
향후 일본·유럽권 진출 계획
라이프스타일까지 제품확대
유르트 차코백

"유르트는 만들 줄 아는 디자이너들이 모여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제품으로 소통하는 '아틀리에 브랜드'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가죽 잡화 브랜드 '유르트'의 창업자 강윤주·김영민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유르트라는 이름 그대로, '나만의 조용한 은신처' 같은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르트는 중앙아시아 유목민들이 사용하던 이동식 원형 천막집을 뜻한다.

그 이름에 걸맞게 유르트 매장은 가죽 가방부터 신발, 인테리어 소품, 액막이 장식까지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은 제품들이 곳곳에 전시돼 있다. 매장 위층은 디자이너들이 직접 가죽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작업실이었다. 기자가 매장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여러 디자이너가 재봉틀이나 바느질 작업 등을 하고 있었다. 단순히 제품을 기획해 공장에 넘기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들이 가죽의 물성을 이해하고 시간과 손길을 들여 완성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유르트는 2013년 론칭 이후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50억원이다. 패션 플랫폼 29CM에서만 월평균 거래액 1억5000만원을 기록할 정도로 두꺼운 팬덤을 가지고 있다. 대표 아이템인 '차코백'은 29CM 내에서 고객 후기 평점 5점을 유지할 정도로 호평이다.
김영민 대표는 "올해 2월 서울숲 매장을 연 데다 향후 일본 등 글로벌 진출까지 추진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100억원 이상으로 커지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르트는 올해 2월 서울숲에 새로운 쇼룸 '유르트 포레스트(Yurt for rest)'를 열었다. 이 매장은 가방·신발은 물론 라이스프타일 제품 등도 갖추고 있어 브랜드 철학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꾸리고 있다. 고객이 직접 도장을 찍어보는 체험적 요소도 더해 '내가 완성에 참여한 나만의 물건'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서울숲 매장은 주말 기준 하루 300명 정도 방문하는데 이 가운데 약 20%가 외국인이다.

강윤주 대표는 "일본 편집숍에 제품이 일부 들어가 있어 이를 보고 한국 매장을 방문해주는 고객들이 종종 있다"며 "해외 진출은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장인 정신을 존중하는 일본이나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인식이 깊게 자리 잡은 유럽권 시장을 염두에 두고 긴 호흡으로 준비해 나가려 한다"고 했다.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유르트의 감성과 철학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 차근차근 해외 진출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매출 역시 단기적인 빠른 확장보다는 매년 건강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내실을 단단하게 다지는 것이 언제나 가장 우선적인 목표"라며 "온전히 컨트롤할 수 있는 품질과 디자인의 밀도를 유지하면서 10년 뒤에도 고객의 옷장 한쪽에 든든하게 자리 잡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고 했다.
현재 유르트의 주요 고객층은 20·30대 여성이지만, 유르트의 디자인은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눈을 돌리면 30·40대는 물론 그 이상 연령대 고객도 매장을 방문한다. 유행을 타지 않는 소재와 자연스러운 디자인 덕분이다.
유르트가 추구하는 방향은 자연스레 유행을 덜 타는 쪽으로 정리됐다. 가죽이라는 소재를 중심에 두고 시간이 흐르며 사용자의 흔적이 고스란히 더해지는 에이징(Aging)의 멋스러움을 강조하게 된 것이다. 가죽도 피부층이 살아 있는 자연스러운 가죽을 고집한다. 상처와 모공, 엠보가 드러나는 소재 특성을 감추지 않는다.
특히 제작 방식부터 공예성, 희소성을 극대화한 크래프트 라인에서 이 같은 특징이 두드러진다. 크래프트 라인은 대량 생산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디테일과 기법이 들어가는 수작업 비중이 훨씬 높은 한정 제품이다. 강 대표는 "초창기에는 자연스러운 가죽 특유의 질감 때문에 컴플레인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고객들이 가죽을 이해하고 만져 보면 안다고 선호하는 단계까지 왔다"며 웃었다.
혹시 다른 분야로 카테고리 확장도 계획하고 있는지 물었다. 이에 강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의류 쪽으로의 확장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며 "광목이나 면, 리넨, 실크처럼 천연 염색이 가능한 자연 친화적인 소재만을 활용한 옷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답했다. 가방과 신발을 넘어 유르트가 제안하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라이프스타일'을 온전히 입을 수 있는 영역까지 확장하고 싶다는 것이다.
사실 강 대표의 처음 시작도 의상 디자이너였다. 다만 그는 당시 시즌·수량에 쫓겨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운 기준에 충실하지 못한 디자인을 반복해야 하는 구조에 회의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갈증 끝에 그는 유학을 떠나 가방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강 대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물성을 직접 다루며 완성해 나가는 가방 작업이 매력적이고 재미있었다"며 "그것이 자연스럽게 유르트의 시작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유르트에서 첫 번째로 나온 컬렉션은 프레임 시리즈였다. 시중에 많지 않았던 프레임 가방을 다양한 형태로 선보였고, '똑딱이 동전가방' 스타일 제품은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기도 했다.
두 대표는 향후 꼭 이루고 싶은 꿈으로 '창밖으로 자연이 내다보이고, 층고가 높은 큰 작업실을 만드는 것'을 꼽았다. 탁 트인 공간에서 팀원들과 함께 여유를 가지고 작업할 수 있다면 그 여유와 자연스러움이 유르트의 가방과 물건에 깊이 스며들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강 대표는 "빠르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유르트의 제품을 착용하고 만지는 순간만큼은 시각적으로나 촉각적으로 편안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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