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러브버그철 앞두고…계양산서 개체수 조절 현장 실증
미생물 제제 BTI 살포…유충 단계 집중 방제로 효과 검증
5월 중 우화트랩 설치…살포·비살포 지역 비교 분석
“박멸 아닌 조절”…개체수 관리 통한 환경 안정화 목표

22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
국립생물자원관과 삼육대학교 연구진이 토양에서 추출한 미생물 제제인 BTI(Bacillus thuringiensis israelensis) 2kg을 물 1t에 섞었다.
곧이어 엔진이 달린 120㎏ 규모 살포기에 시동이 걸리고, 연결된 호스를 따라 방제제가 올라왔다.
긴 분사기를 든 연구진이 400m 호스를 풀어가며 구획된 지형을 따라 이동하며 이를 뿌렸다.


이날 연구진과 인천시, 계양구는 지난해 6월 계양산을 점령하며 시민 불편을 키운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개체수 저감을 위한 현장 실증실험에 총출동했다.
실험에 앞서 연구진은 계양산 일대에서 고도별·사면별 유충 밀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정상부에서는 약 300마리, 정상에서 약 100m 아래에서는 약 50마리가 확인됐다.
러브버그 유충은 상부가 트인 정상부·능선 등 낙엽과 습기가 많은 곳에 주로 서식하는 특성이 있는 만큼, 해당 구간에서 미생물 제제 효과를 확인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방제 실험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도 이어졌다. 부평구 주민 정흥교(80)씨는 "월 4~5번 계양산을 찾는다"며 "날이 따뜻해지면 다시 나타날 텐데 이번 기회에 확실한 방제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계양구 주민 오모(60)씨와 이모(60)씨도 "벌레 때문에 산행을 꺼리는 모습이 아쉬웠다"며 "이번 실험을 계기로 계양산 이미지가 다시 좋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1·2차 방제 이후 5월 중 성충 우화트랩을 설치해 살포·비살포 지역 간 밀도 차이를 비교할 계획이다.
박선재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실내 실험에서 48시간 내 약 98%의 살충 효과를 확인했다"며 "이번 실증은 박멸이 아니라 개체 수를 조절해 환경을 안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방제 전후 개체 수를 비교해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시와 계양구는 장비 운반과 인력 투입 등 현장 지원에 나섰다.
인천시 관계자는 "실험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고 있다"며 "성충 포집 장비 설치를 위한 헬기 지원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계양구 관계자는 "행정 지원을 이어가고 있으며, 러브버그 발생 시기 대응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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