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필요없는 DNA 컴퓨터, 메모리 저장 최초 구현
DNA 컴퓨터의 메모리 저장 최초 성공
전기 소모 없이 복잡한 연산 가능
기존 반도체 한계 뛰어넘을 가능성
![최영재 KAIST 공학생물학대학원 교수가 DNA를 이용해 메모리를 저장하고 계산을 수행하는 컴퓨터 회로를 구현했다.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2/mk/20260422155402688lvpn.png)
분자 크기의 컴퓨터를 통째로 몸 안에 집어넣을 수는 없을까. 최영재 KAIST 공학생물학대학원 교수가 DNA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컴퓨터를 최초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DNA 컴퓨터 개념이 나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실제 반도체 같은 메모리를 구현한 건 처음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됐다.
컴퓨터의 기본은 전기 신호로 0과 1를 구분하는 트랜지스터다. 전류의 유무에 따라 신호를 만들고 논리 회로를 구현한다. 트랜지스터가 작아지면서 반도체 회로는 정밀해졌고, 최근에는 옴스트롱 단위의 반도체까지 개발되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가 물리적 한계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회로가 좁아질수록 전자를 제어하기가 어렵고, 누설 전류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발열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논리 회로에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DNA 컴퓨터는 아예 다른 접근법으로 기존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술이다. DNA 컴퓨터는 전기가 아닌 DNA와 단백질로 0과 1의 신호를 구분한다. DNA는 염기 서열에 맞춰 결합하는 특성을 활용해 물질을 인식하고 0과 1의 신호를 만들어낸다. 분자끼리 결합하는 화학 반응에 의존하기 때문에 전기도 필요 없다.
DNA 염기 간 간격은 0.34나노미터(nm)에 불과해 현재 최첨단 반도체보다 훨씬 미세한 회로를 만든다. 세포나 단백질 안에 들어가 분자 수준에서 직접 신호를 감지하고 복잡한 계산을 할 수 있다.
몸 안에 센서를 넣고 외부 컴퓨터로 분석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실시간 분석이 어렵지만, DNA 컴퓨터는 직접 세포를 인식하고 필요한 명령을 내린다. 특정 DNA를 감지해 암이 있는지 판별하고,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확인하면 약을 투여하는 등 복잡한 작업도 가능하다.
다만 지금까지 관련 연구는 가능성의 영역이었다. DNA로 ‘1+1=2’ 같은 간단한 사칙연산 정도만 가능하다는 수준이었고, 복잡한 계산을 해내지는 못했다. 복잡한 신호와 계산을 위해서는 메모리를 저장하는 게 중요한데, 기존에는 DNA가 한 번 신호를 받아들이면 소모되어 데이터를 저장하고 다음 연산을 이어가지 못했다.
최 교수는 DNA 컴퓨터가 메모리를 저장할 수 있다는 걸 최초로 입증했다. DNA가 한 번 결합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입력 신호에 따라 차례대로 결합하거나 분리되고 그 상태가 유지되도록 만들었다. 변화된 상태가 곧 정보이기 때문에, 이는 정보가 저장된다는 의미다. 저장된 정보를 이용해 다음 연산을 이어갈 수 있고, DNA 컴퓨터도 복잡한 연산을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직 DNA 컴퓨터 기술이 갈 길은 멀다. 이번 연구는 2비트만 구현했고, 정보 처리 속도도 아직 수 분이 걸릴 정도로 느리다. 기존 컴퓨터의 용량과 속도는 이보다 수십억 배 크고 빠르다. 최 교수는 “DNA를 많이 넣어주면 용량을 높이는 건 어렵지 않다”며 “화학 반응이기 때문에 결국 속도를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새로운 컴퓨터의 가능성을 사실상 처음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관련 연구자들은 DNA 컴퓨터가 훗날 기존 반도체 기반 컴퓨터를 완전히 대체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최 교수는 “DNA 컴퓨터는 상온에서 동작하면서도 에너지 소비가 없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컴퓨터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로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했다.
![최영재 KAIST 공학생물학대학원 교수. [사진=KAIST]](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2/mk/20260422155404294egzu.jpg)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단독] 미국·일본 “한국산 석유 없으면 큰일”…휘발유·항공유 요청 빗발쳐 - 매일경제
- 발 묶인 한국 선박 26척 움직이기 시작했다…‘긴박한’ 호르무즈, 무슨일이 - 매일경제
- “40조 성과급 달라” 삼성 노조 3만명 집결 예고…총파업 ‘초읽기’ - 매일경제
- “한국 정부, 美기업 차별 중단하라”…공화당 의원 54명, 주미 대사 공개 압박 - 매일경제
- 임산부 발로 툭툭 차며 “왜 앉아있냐, 비켜”…지하철서 행패 부린 노인 - 매일경제
- 번호판에 슬그머니 비닐 봉지를, 왜?…주정차 단속 피하려던 BMW 차주 - 매일경제
- “축의금 내느라 허리 휘었는데”…혼인건수 22개월만에 꺾인 이유는 - 매일경제
- [속보] ‘23명 사망’ 아리셀 박순관 대표 항소심서 대폭 감형돼 징역 4년 - 매일경제
- “기름값, 언제까지 참으란 거냐”…비판 거세지자 전시권한 동원한 美 - 매일경제
- 오타니, 추신수 넘었다...53경기 연속 출루 달성 [MK현장]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