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보험사 매물, ‘꽃놀이패’ 거머쥔 한국투자금융지주?

허인회 기자 2026. 4. 2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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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별손보 단독 응찰하며 보험업 진출 의지 재확인
매각 승인 떨어진 KDB생명…한투 셈법 복잡해졌다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옥 모습 ⓒ시사저널 박정훈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현재 매물로 나온 KDB생명과 롯데손해보험, 예별손해보험(전 MG손해보험),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4곳에 더해 외국계 보험사 메트라이프생명까지 잠재 매물로 거론된다. 보험사 인수를 노리는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특히 올해 보험사 인수를 목표로 내건 한국투자금융지주(한투)의 움직임이 향후 M&A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KDB생명·롯데손보 줄줄이 매각 시동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매각심의위원회를 열고 KDB생명의 매각을 재가했다. 총리실에 이어 금융위 재가까지 받으면서 KDB생명의 7번째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KDB생명의 대주주는 지분 99.66%를 보유한 산업은행으로, 국유재산 매각 시 총리실과 소관 부처 재가가 필수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KDB생명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2014년부터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으나 낮은 수익성과 자본건전성 부담이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이에 지난해 말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했다. 그러나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70.99%로 여전히 법정 기준인 100%에 미치지 못한다. 악화하는 수익성도 변수다. KDB생명은 지난해 111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은 7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가량 줄어들며 중장기 수익성 기반이 약화했다. 이번 매각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롯데손보도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최근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잠재 원매자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강민균 JKL파트너스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시킨 점도 눈에 띈다. 대주주가 직접 경영에 관여하며 매각 등 주요 의사 결정에 속도를 높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시장의 시선은 한투의 행보에 쏠려 있다. 보험사 인수 의지를 꾸준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3월 "보험사 인수를 위해 여러 가지 대안을 놓고 신중하게 검토하는 중"이라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엔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롯데손보 실사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업설명회(IR)에서도 "연내 금융계열사 인수를 목표로 생명·손해보험 등 M&A 매물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엔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롯데손보 실사에 나서기도 했다.

한투의 인수 의지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 지난 16일 예별손해보험 공개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것이다. 다만 한투의 단독 응찰로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으면서 본입찰은 결국 유찰됐다. 예금보험공사는 단독응찰자를 포함한 잠재매수자의 인수 의사를 타진해 매각 가능성이 확인될 경우 재공고 입찰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생보냐 손보냐…한투 선택에 요동치는 보험업계 지도

업계에선 이번 예별손보 입찰을 통해 한투의 보험사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가한다. 예별손보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130%를 맞추기 위해 약 1조2000억원의 정상화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예보가 7000억~8000억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지만, 인수 후에도 대규모 자본확충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이나 롯데손보보다 상대적으로 재무 건전성이 좋지 않은 예별손보에 입찰했다는 건 그만큼 한투가 보험업 라이선스 확보가 절실하다는 의미"라며 "재공고 입찰에 다시 참여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KDB생명 매각 공고 이후 한투가 움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손해보험사보다 생명보험사가 자산 규모 면에서 훨씬 크고, 인수 시 그룹의 운용자산(AUM)을 단숨에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 운용 자산 확보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실제로 한투는 지난해 10월 생명보험사인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홍콩 ELS 변액보험 손실 문제가 불거지며 매각 작업이 중단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매물로 거론되는 보험사들이 자본건전성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 후에도 대규모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한다"며 "매물은 많은데 매수자가 적은 시장 상황에서 한투 측의 고심도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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