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600여개 올라야 봤던 ‘청남대 절경’ 7분만에 본다…개방 23년만에 들어선 모노레일 타보니[현장]

이삭 기자 2026. 4. 2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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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청남대 제1전망대에서 바라본 대청호 풍경. 이삭 기자.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청남대 제1전망대. 지난 14일 오후 상부 승강장에 멈춰선 모노레일 문이 열리자 탐방객 30여 명이 우르르 내렸다.

“멋지다. 오길 잘했네.” 대청호의 푸른 물결과 함께 구룡산·양선상·현암사 등 주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자 탐방객들이 감탄했다. 김재원씨(80)는 “매년 2~3번씩 청남대를 방문했지만, 가파른 경사에 제1전망대에 오르는 것은 엄두도 못 냈던 일”이라며 “모노레일을 타고 와보니 이곳이 바로 청남대의 백미였다”고 말했다.

충북도가 2009년 조성한 제1전망대는 청남대 중 가장 뛰어난 조망을 자랑한다. ‘내륙의 다도해’라 불리는 대청호 비경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다만 해발 250m 높이에 경사도가 34도에 달하는 데다 645개 가파른 데크 계단을 30분 넘게 올라야 하다 보니 노약자나 임산부,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은 꿈도 꾸지 못했다.

모노레일은 교통약자를 비롯한 방문객들이 대청호 풍광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충북도가 내놓은 대안이다. 총 54억 3000만원을 들여 40인승(20인승 2량) 규모의 단선 왕복형을 설치했다. 지난 7일 정식 운행을 시작한 모노레일은 청남대 하부 정비창고에서 제1전망대까지 이어지는 330m(선로 총길이 360m) 구간을 오간다. 소요 시간은 7분 정도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청남대 에서 지난 14일 모노레일을 이용해 제1전망대를 찾은 탐방객들이 대청호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이삭 기자.

운행 초반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14일 오후 3시쯤 되자 오후 5시 30분까지 예정된 마지막 모노레일 승차표까지 매진됐다. 도는 지난달 26일부터 열흘 동안 모노레일을 임시운영했는데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유태종 청남대 관리사업소 주무관은 “오픈하자마자 사람들이 몰리면서 오전 승차표는 곧바로 매진될 정도”라고 말했다. 유 주무관은 “모노레일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정원(40명)보다 적은 35명으로 인원을 제한해 운행 중”이라며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을 위한 여유 공간을 남겨두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가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청남대에 조성한 모노레일 모습. 이삭 기자.

지역에서는 모노레일 개통을 대청호 규제를 개선한 상징적 사례로 꼽는다. 청남대를 비롯한 대청호 일원은 상수원 보호구역·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수변구역 등 중첩 규제로 관광시설 내 편의시설 설치가 어려웠다. ‘대청호 일원의 규제를 개선해 달라’는 충북도의 지속적인 건의로 지난해 8월 ‘상수원관리규칙’이 개정되면서 모노레일 설치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청남대에 모노레일이 설치된 것은 2003년 개방 이후 23년 만이다. 도는 모노레일 개통으로 연간 77만여 명가량인 청남대 방문객이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혜경 청남대관리사업소장은 “교통약자를 비롯한 청남대 방문객들이 전망대까지 가기 어려웠는데 모노레일을 통해 쉽게 대청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게 됐다”며 “청남대가 계절마다 찾는 지역의 명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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