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 AI스타트업 '탈중국' 전방위 압박…"핵심자원 유출말라"

권숙희 2026. 4. 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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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中당국, 미로마인드 모회사에 AI 자원 빼가지 말 것 경고"
'메타에 인수' 마누스 임원진 출국금지 사태 이후 업계 파장 확산
중국과 미국의 국기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미중 기술 경쟁 격화 속 중국 정부가 자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의 '중국 탈출'을 막기 위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가 자국 AI 기업 마누스(Manus)를 인수한 건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개입 여지가 있음을 보인 데 이어 유사한 움직임에 대해 선제적 조치를 취하며 고삐를 조이는 분위기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AI 기업 미로마인드(MiroMind) 측에 핵심 인재와 연구 결과를 중국 밖으로 가져가지 말라고 최근 직접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미로마인드 직원 2명과 이 회사에 대해 잘 아는 1명은 WP에 중국 정부의 보복을 우려해 익명을 전제로 이같이 밝혔다.

심층 추론이 가능한 AI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업인 미로마인드는 회사에 대해 잘 아는 3명의 인사에 따르면 설립 초기 연구개발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이뤄졌다.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두고 있다.

이 소식통들은 미로마인드의 모회사 샨다그룹 창업자 천톈차오가 중국 규제당국으로부터 AI 자원을 국외로 이전하지 말라는 주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당국이 미로마인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조사를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미로마인드는 마누스 사태 이후 중국 부문을 줄여나가기 시작했고 급기야 올해 1월 직원들은 중국을 떠나라는 통보를 받았다.

현재 미로마인드는 미국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중국에 남아있는 직원은 없다. 다만 직원 대부분이 중국 국적자이며 업무 또한 중국어로 이뤄진다.

마누스와 메타의 로고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미로마인드 사례는 앞서 불거진 마누스 임원진의 출국 금지 사태와 맞물려 업계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마누스는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계획을 세워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내놓아 '제2의 딥시크'로 불렸던 혁신기업이다.

중국 엔지니어들이 중국에서 설립했으나 미중 갈등 속에 투자자를 찾기 어려워지고 컴퓨팅 파워 부족을 겪게 되자 지난해 7월 싱가포르로 이전했다.

메타가 지난해 12월 마누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하자 해당 거래는 탈중국 기업이 미국 거대 기술기업에 인수된 드문 사례로 주목받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마누스의 샤오훙 최고경영자(CEO)와 지이차오 최고과학책임자(CSO)는 베이징에서 중국 경제계획 총괄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측의 회의에 소환된 뒤 출국이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중국 상무부는 출국 금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마누스 인수 건이 법규를 준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개입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해 7월까지 마누스와 함께 일했던 중국 우한 출신의 한 엔지니어는 중국 정부는 마누스가 법을 위반했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 기업에 매각됐기 때문에 당국의 조사를 촉발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와 중국의 업계 종사자들은 자원 확보 경쟁에서의 우위 확보를 위해 자국을 떠나 미국으로 가려는 중국 기업들이 직면한 압박에 대해 설명했다.

리지 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중국분석센터 연구원은 "미국의 수출통제에 직면한 중국의 기술 기업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싱가포르로 이전하는 방식을 택해왔다"며 "그런데 마누스 사례는 이러한 방식마저도 취약해 보이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리 연구원은 "이는 서류상으로 아무리 '탈중국'을 하려고 해도 중국의 규제당국은 여전히 손을 뻗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애초에 당국이 단속할 여지를 최소화한 기업들도 있다.

바이트댄스는 해외사업을 틱톡으로 분리해 싱가포르와 로스앤젤레스에 두도록 했으나 핵심 운영은 베이징에 남겨뒀다.

미니맥스는 매출 대부분이 현재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으나 본사는 상하이에 유지하고 있다.

마누스와 같은 사례가 중국의 국내 규제를 우회하도록 다른 기업들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중국 정부가 더욱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싱가포르 진출 중국 기업들에 자문해온 킨 콴 팟은 "마누스는 하나의 교훈"이라며 "우리는 당신이 당신의 DNA를 팔아넘길 수 없다는 사실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의 신뢰와 자부심에 흠집을 낸 뒤 중국 정부가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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