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미·이란 여전히 기다리는 파키스탄…공군기지 철통 보안

손현규 2026. 4. 2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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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주유소·음식점 모두 강제 영업 중단…"경찰관 500명 배치"
트럼프, 휴전 연장 전격 선언 속 일요일까지 보안 통제 예정
파키스탄 누르 칸 공군기지 (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열릴지 불확실한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왈핀디에 있는 누르 칸 공군기지 입구를 군인들이 지키고 있다. 2026.4.22

(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중심가인 '블루구역'(Blue Area)에서 차를 타고 30분가량을 달려 라왈핀디에 도착했다.

이슬라마바드에서 라왈핀디를 거쳐 펀자브주 주도인 라호르까지 왕복 8차로로 이어지는 '이슬라마바드 고속도로'는 유난히 평소보다 한산했다.

라왈핀디와 이슬라마바드는 붙어 있고 '메트로 버스'로도 오갈 수 있는 일일 생활권이어서 '쌍둥이 도시'로 불린다. 라왈핀디는 이슬라마바드가 행정 중심의 계획 수도로 만들어지기 전인 1950년대 말부터 10년 동안 임시 수도이기도 했다.

파키스탄 누르 칸 공군기지 주변 도로 (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열릴지 불확실한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왈핀디에 있는 누르 칸 공군기지 인근 도로에서 오토바이와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2026.4.22

라왈핀디는 상업 중심지이면서 누르 칸 공군기지와 육군사령부 등 기밀시설이 밀집한 군사도시다.

특히 누르 칸 공군기지는 지난해 5월 파키스탄과 무력 충돌한 인도가 미사일 공격을 한 핵심 군사시설이다. 군 병력과 장비를 실어 나르는 수송기뿐만 아니라 외국 정상이나 고위급 인사가 파키스탄을 찾을 때 주로 이용하는 'VIP 군 공항' 역할도 한다.

파키스탄 누르 칸 공군기지 담장 (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열릴지 불확실한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왈핀디에 있는 누르 칸 공군기지 주변에 담장이 둘러쳐져 있다. 2026.4.22

지난 11∼12일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회담이 열리기 전 JD 밴스 부통령이 이끈 미국 대표단의 항공기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이끈 이란 대표단의 항공기가 각각 도착한 곳도 누르 칸 공군기지였다.

2차 종전 회담이 성사되면 이번에도 미국 대표단은 이 공군기지에 내린 뒤 이슬라마바드 고속도로를 타고 협상장인 '세레나 호텔'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간)에 찾은 누르 칸 공군기지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높은 담장 위에 철조망이 설치돼 있고, 기지 입구 철문 앞은 소총을 든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다.

폐쇄된 공군기지 인근 주유소 (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열릴지 불확실한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왈핀디에 있는 누르 칸 공군기지 인근 주유소가 강제로 폐쇄돼 있다. 2026.4.22

그러나 맞은편 주택가에 있는 주유소 3곳은 평일인데도 모두 가림막을 치고 영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주유소는 종업원이 아니라 경찰관들이 지키고 있었다.

누르 칸 공군기지 건너편 주유소에서 만난 파키스탄 경찰관은 "왜 주유소가 문을 닫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며칠 됐다"며 "26일까지는 영업을 안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이란 대표단이 도착했느냐"고 묻자 또 다른 경찰관은 "오늘 오후에 미국 대표단이 도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이란 대표단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폐쇄된 주유소 지키는 파키스탄 경찰관들 (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열릴지 불확실한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왈핀디에 있는 누르 칸 공군기지 인근 주유소가 폐쇄된 채 경찰관들이 지키고 있다. 2026.4.22

하지만 전날 오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파키스탄으로 향할 예정이던 밴스 부통령은 아직도 출발하지 않았다.

각종 보안 장비와 함께 선발대 관계자 등을 태운 미국 항공기 11대는 이미 누르 칸 공군기지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최근 미국 C-17 대형 수송기가 누르 칸 공군기지에 착륙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파키스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되기도 했다.

또 다른 라왈핀디 경찰 관계자도 연합뉴스에 "미국 항공기 11대가 이미 도착해 있다"며 "지금 누르 칸 공군기지 주변에 경찰관 500명가량이 배치돼 있다"고 말했다.

가림막 친 파키스탄 공군기지 인근 주택가 (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열릴지 불확실한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왈핀디에 있는 누르 칸 공군기지 인근 주택가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고, 경찰관도 배치돼 있다. 2026.4.22

주유소 뒤편에 있는 주거지역에도 골목 입구마다 가림막이 처져 있었고, 가림막 앞은 무장 경찰관들이 지켰다.

주변 음식점을 비롯해 모든 상가도 문을 닫은 상태였다. 다만 사설 학교만 정상적으로 문을 열고 수업했다.

폐쇄된 음식점 지키는 파키스탄 경찰관들 (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열릴지 불확실한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왈핀디에 있는 누르 칸 공군기지 인근 음식점이 폐쇄된 채 경찰관들이 지키고 있다. 2026.4.22

음식점 앞에 모여 있던 파키스탄 경찰관 중 한 명은 "대표단이 도착하면 주변 도로를 다 차단한다"며 "도착 직후 상부에서 전파하기 때문에 대표단이 정확히 언제 올지는 현재 우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던 중학생들은 주변 주유소가 모두 문을 닫아 기름을 넣을 수 없다며 멈춘 오토바이를 끌고 다녔다.

중학생 아흐메드(16)는 "골목 입구에 가림막이 처져 있고 경찰관들이 있어도 집에는 드나들 수 있다"면서도 "주변 음식점이 모두 문을 닫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주유소 폐쇄로 기름 떨어져 오토바이 끌고 가는 중학생들 (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열릴지 불확실한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왈핀디에 있는 누르 칸 공군기지 인근 주택가에서 주유소가 폐쇄된 탓에 중학생들이 멈춘 오토바이를 끌고 가고 있다. 2026.4.22

현재 이슬라마바드와 라왈핀디에는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에 대비해 경찰과 준군사조직 병력 1만8천명이 배치돼 있다. 여기에는 정예 특공대 400명과 저격수 100명도 포함됐다.

그러나 양국 대표단이 실제로 이슬라마바드에서 다시 만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란 협상단이 이슬라마바드에서 22일 예정된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에 참석하지 않기로 막판에 확정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이란과의 휴전 연장을 전격 선언했지만, 이란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자국 해상을 미국이 계속 봉쇄하면 다시 군사적 대응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폐쇄된 주택가 지키는 파키스탄 경찰차 (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열릴지 불확실한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왈핀디에 있는 누르 칸 공군기지 인근 주택가가 폐쇄된 채 경찰차가 지키고 있다. 2026.4.22

일단 미국의 휴전 연장 선언으로 시간을 번 파키스탄은 여전히 자국에서 2차 종전 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개인적으로 그리고 아심 무니르 총사령관을 대신해서, 나는 진행 중인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우리의 휴전 연장 요청을 흔쾌히 수락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가 보내 준 신뢰와 확신에 힘입어 파키스탄은 무력 충돌을 협상으로 타결하기 위해 성실하게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샤리프 총리는 또 "양측이 휴전을 준수하고 이슬라마바드에서 예정된 2차 협상 동안 무력 충돌을 영구적으로 끝내기 위한 포괄적 '평화 합의'에 이를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경찰 배치된 파키스탄 공군기지 인근 주택가 (라왈핀디[파키스탄]=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이 열릴지 불확실한 가운데 지난 21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왈핀디에 있는 누르 칸 공군기지 인근 주택가에 경찰차가 배치돼 있다. 2026.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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