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1점 차 승부, 매번 LG가 웃는다… 하지만 그저 좋은 신호일까

21일 기준 LG는 시즌 19경기 중 1점 차 승부만 7차례 벌였다. SSG와 함께 1점 차 승부를 가장 많이 치렀다. LG는 그 7경기에서 6번을 이기고 1번 졌다. 표본이 작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1점 차 경기 승률 0.875는 놀라운 숫자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1점 차 경기 승패를 가르는 특정한 요소들이 있는지 꾸준히 연구해왔다. 강력한 불펜, 탄탄한 수비, 작전 수행 능력 등이 공통적으로 꼽힌다.
LG는 그 대부분에서 리그 최상위권이다. 21일까지 LG 불펜은 75.1이닝 29실점(25자책)만 했다. 평균자책 2.99로 삼성(2.67) 다음이다. 마무리 유영찬은 블론 세이브 하나도 없이 벌써 10세이브를 올렸다. 9회 유영찬으로 이어지는 불펜 연결고리들 역시 양질이다.
투수 등 뒤를 받치는 수비진 역시 탄탄하다. 21일 경기를 지켜본 이택근 티빙 해설위원은 LG가 시즌 초반 1점 차 승부에서 유독 강한 이유로 “타구에 대한 반응이 대단히 빠르다”며 뛰어난 수비 능력을 우선 언급했다.
타선에는 접전 상황에서 점수를 쥐어 짜낼 줄 아는 타자들이 즐비하다. 21일 기준 LG 팀 OPS는 0.718로 전체 7위에 그치고 있다. 팀 홈런은 10개로 꼴찌다. 홍창기, 신민재 등 주축 타자들의 초반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그런데도 어떻게든 점수를 올린다. 볼넷이나 상대 실책으로 잡은 기회를 좀처럼 놓치지 않는다. 내야 땅볼, 희생플라이, 상대 야수 선택 등 적시타 아닌 루트로도 홈을 밟는다. 21일 LG는 상대 한화보다 2개 더 적은 5안타만 치고도 이겼다. 지난 2일 KIA전, 11일 SSG전도 안타 수는 상대보다 적었지만 1점 차 승부에서 끝내 웃었다.

LG는 리그에서 콘택트 능력이 가장 뛰어난 팀이다. 19경기 동안 삼진 127개로 삼성(121개) 다음으로 적다. 전체 투구 대비 헛스윙율(Whiff)은 7.8%로 리그 최저다. 인플레이 타구를 그만큼 많이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다. 일단 공을 경기장 안으로 보내기만 하면 그다음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일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물론 LG가 시즌 마지막까지 지금 같은 1점 차 경기 승률을 유지할 거라고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불펜, 수비, 작전수행 능력 그 이상으로 1점 차 승부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평가받는 건 사실 ‘운’이다. 지난해 리그 최하위였던 키움이 막상 1점 차 경기에서는 18승 12패로 리그 최고인 승률 6할을 기록했다. 과거 미국 야구 분석 매체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는 1993년부터 2011년까지 19시즌 동안 MLB 모든 1점 차 경기 바탕으로 “1점 차 승부의 승패에서 실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많이 쳐도 30%다. 나머지 70%는 운에 좌우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시즌 초반 LG는 불펜과 수비의 힘으로 버티고, 타선의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점수를 쥐어짜내며 리그 수위권 다툼에서 버텨왔다. 그러나 접전 승부가 계속되면 불펜 부담은 커지고, 패배하는 경기도 자연스레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더 안정적인 장기레이스 운용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점수를 내면서, 더 큰 점수 차로 이기는 경기가 많아져야 한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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