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재용이 옳았다…하만 9조 빅딜, 10년만에 16조로 ‘껑충’

임주희 2026. 4. 2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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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회장 결단, 2016년 인수 결정
매출 2배, 영업익도 1.5조원 돌파
‘움직이는 스마트폰’ 미래 먹거리로
ZF ADAS·마시모 오디오 인수 속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년 전 던진 ‘9조 빅딜’이 결실을 맺었다. 당시 ‘무리한 인수’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하만은 매출 두 배 성장과 함께 삼성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으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의 기반을 마련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는 삼성이 하만 인수를 발표한지 10주년이 되는 해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 인수를 발표하고 이듬해 3월 인수 작업을 완료했다.

하만은 카오디오와 디지털 콕핏 등 전장 부품과 오디오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글로벌 전장·음향 기업이다. 당시 인수가는 약 9조4000억원(약 80억달러)으로 한국 기업의 외국 기업에 대한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었다.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의 자동차 시장 재진출의 포석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자동차 사업과는 무방하다고 여러차례 해명했다. 그만큼 이재용 회장에게는 부담스러운 M&A였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자동차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결단을 내렸다. 유럽 등 세계 곳곳을 다니며 시장을 살펴본 이 회장은 미래차가 움직이는 ‘스마트 디바이스’로 부상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결과는 실적으로 증명됐다. 하만의 매출은 인수 직후인 2017년 7조1034억원에서 2025년 15조7833억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574억원에서 1조5311억원으로 200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률(9.7%) 역시 10%에 육박하면서 수익성 있는 전장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하만의 매출액 가운데 전장 관련 사업의 비중은 절반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만은 오디오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을 뿐 아니라, 전장(매출 약 10조~11조원 추정) 분야에서도 세계 40위권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만은 인수 이후 가전·모바일 등 IT 완제품뿐 아니라 반도체, 이동통신, 디스플레이, 전자소자 등 부품에 이르기까지 기술력을 갖춘 삼성과 만나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디지털 콕핏, 카오디오 시스템 등 하만의 핵심 전장 솔루션과 블루투스 스피커를 비롯한 각종 오디오 제품은 삼성의 첨단 IT 부품 기술 및 제조 역량과 결합해 안정적인 하드웨어 공급 기반을 확보하고 첨단 전장∙오디오 분야의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만의 주요 전장 부품들은 삼성전자 5G 이동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원활한 온라인 접속, 신속한 차량 제어, 위성전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커넥티드카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하만의 전장 솔루션과 협업을 통해 엑시노스 오토칩, 스마트싱스 플랫폼의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이는 스마트카에서 스마트홈으로 이어지는 미래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선점할 중요한 주춧돌 역할을 했다.

마티아스 미드라이히(왼쪽부터) 독일 ZF 최고경영자(CEO), 손영권 하만 이사회 의장,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 겸 오토모티브 부문 사장이 2025년 12월 23일 독일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 인수 계약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은 하만을 앞세워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하만은 세계 2위 부품사로 꼽히는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를 15억유로(약 2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이 회장의 강력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의지가 담겨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그룹 전자 사업의 컨트롤타워 격인 사업지원실 내에 M&A팀을 신설하고, 하만 인수를 주도한 안중현 사장에게 팀장직을 맡긴 바 있다.

또 헝가리에 1억3118만유로(약 2300억원)를 투자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연구개발(R&D) 센터 및 하만의 전장 생산기지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 기업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5000억원에 인수하며 오디오 분야 경쟁력도 키웠다.

이 회장도 하만 인수 이후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경영진과 잇따라 회동하며 전장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총수 차원의 현장 세일즈가 하만의 고객 기반 확대와 사업 확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선 삼성이 하만 인수를 통해 전장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확보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하만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만 인수 당시 가격 부담으로 시장의 의구심이 있었지만, 전장을 미래 먹거리로 본 이 회장의 결단이 적중한 사례”며 “자율주행, SDV 등 미래차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전장 사업도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하만은 삼성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중요한 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5년 CES 2025 현장에서 선보인 삼성 하만의 전장 솔루션. 삼성전자 제공


삼성 하만의 최신 전장 솔루션. 삼성전자 제공


삼성 하만의 최신 전장 솔루션. 삼성전자 제공


삼성 하만 JBL 블루투스 스피커JBL FLIP 7. 삼성전자 제공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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