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방송 접근권, 퇴보해선 안 된다

미디어오늘 2026. 4. 22.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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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미디어를 동등하게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장애인이 방송을 접하기 위해선 화면해설, 폐쇄자막, 수어방송 등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이들 제도에는 허점이 많다.

다행히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주시청시간대 장애인방송 편성확대 노력 의무 신설과 OTT 사업자에도 한국수어·폐쇄자막·화면해설 등을 제공하도록 노력 의무를 신설하는 고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OTT 환경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장애인 방송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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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사설] 미디어오늘 1548호 사설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 속기사 자판과 속기사. 장애인 폐쇄자막은 속기업체에서 제작해 방송사에 내보낸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연합뉴스

모두가 미디어를 동등하게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장애인에게 여전히 미디어의 벽은 높다. 장애인이 방송을 접하기 위해선 화면해설, 폐쇄자막, 수어방송 등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이들 제도에는 허점이 많다.

2022년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실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미디어오늘이 분석한 결과 화면 속 상황을 음성으로 해설해주는 화면해설방송의 95.6%가 주시청시간대가 아닌 심야와 낮 시간대에 편성됐다. 주시청시간대는 평일 오후 7시부터 11시, 주말 및 공휴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로 '황금 시간대'라 불린다. 인기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시간대에 시각장애인들의 청취가 어려운 실정이다.

주요 방송사들은 화면해설방송 편성 기준인 10%는 충족했지만 정작 인기 있는 방송에는 편성 비율이 크게 낮은 것이다. 외부 업체에서 화면해설을 제작하다 보니 각 방송사들이 미방영분의 외부 업체 제공을 꺼려하는 탓에 대부분 '재방송'으로 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적용이 간편한 폐쇄자막은 주요 방송사에 100% 편성을 강제하고 있는데, 질적인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역시 외주업체에 작업을 맡기는데 최소 비용 지출을 목표로 하면서 '저가 경쟁'이 고착화되고 있다. 일부 업체에선 숙련된 속기사가 아닌 인턴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처우 역시 열악한 곳이 적지 않다. 최근 들어 AI 기술을 폐쇄자막에 적용하는 업체들이 늘어나 질 낮은 자막을 제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행히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주시청시간대 장애인방송 편성확대 노력 의무 신설과 OTT 사업자에도 한국수어·폐쇄자막·화면해설 등을 제공하도록 노력 의무를 신설하는 고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장애인 방송의 문제점을 개선한다는 점에선 의미 있지만 '노력 의무'의 강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방송사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 2026년 시청자미디어재단 예산 중 장애인방송 제작지원 사업 예산은 전년도 77억5900만 원에서 35억8100만 원으로 약 54%나 삭감됐다. 이로 인해 각 방송사에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이 크게 줄어 전년 대비 30% 수준만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경제적 여력이 없는 지역방송 입장에선 장애인 방송을 편성하는 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OTT 환경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장애인 방송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각 OTT 업체들은 자발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못했다. K콘텐츠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주목을 받는 시대, 미디어 콘텐츠를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제도 전반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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