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하늘나라서 커피믹스 유행할까

조필제 전 동서식품 부회장이 지난 20일 오전 10시 8분 10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25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0년 서울대 항공조선과를 졸업한 뒤 조선 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당시 국내 유일 조선사였던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해 국내 최초 철강선인 ‘한양호’ 건조에 참여했으며, 이후 제일모직과 새한제지, 제일제당 등 주요 산업 공장 건립에도 관여했다.
고인은 1974년 동서식품 부사장으로 영입되며 커피 산업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이후 기술 부문을 총괄하며 한국 커피 대중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는 국립공업표준시험소의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식품성 크리머 ‘프리마’ 대량 생산 공장을 인천 부평에 세웠고, 1976년 12월에는 세계 최초로 커피와 프림을 배합한 일체형 ‘커피믹스’ 개발을 주도했다.
고인은 2017년 펴낸 회고록 ‘사막에 닻을 내리고’에서 “품질관리 담당 사원이 커피, 프리마, 설탕을 한꺼번에 배합해서 물만 타면 간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단순한 생각을 한 것이 시발점이 돼 곧 개발에 들어갔다”고 회고했다. 이어 “하나 아쉬운 점은 그때 ‘커피믹스’라는 상표 등록을 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라고도 했다.
1978년에는 냉동 건조 공법으로 커피 향을 보존하는 방식의 ‘맥심’ 개발에 착수했고, 1980년 사장에 올라 해당 제품을 상품화했다. 1982년부터 1986년까지는 동서식품 부회장을 지내며 동서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동서벌꿀을 생산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도 힘썼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3일 오전 8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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