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 안했네" 혹시 아동학대?…'병원 안 간 아이들' 5.8만명 조사

최근 3세 미만 영유아 학대 사망 사건이 잇따르자 정부가 6세 이하 의료 미이용 아동까지 전수조사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기존에 영유아쪽에서는 어린이집·유치원을 이용하지 않는 3세 아동과 2세 이하 '의료 미이용 아동'에 한해 전수조사가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0~6세 '의료 미이용 아동' 전반으로 범위를 넓혀 학대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큰 변화는 전수조사 대상 확대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3세가 됐는데도 어린이집·유치원에 다니지 않고 가정에서 양육되는 아동을 대상으로만 아동학대 전수조사에 나서고 있다. 해당 전수조사는 매년 4분기 1년에 한 차례 실시된다. 2세 이하의 경우에는 의료 미이용 아동이면 조사가 이뤄졌다. 최근 양주에서 학대를 받아 숨진 것으로 의심되는 3세 아동도 2022년생으로 지난해 전수조사 당시 2세여서 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앞으로는 'e아동행복지원사업'을 통해 포착된 의료 미이용 6세 이하 아동까지 조사 범위를 넓힌다. 의료 미이용 아동은 의료기관 진료 기록이나 영유아 건강검진·예방접종 이력이 없는 아동을 말한다. 예방접종·건강검진이 필수적인 영유아 특성상 의료를 미이용하는 것은 대표적인 학대 위험 징후로 꼽힌다. 보건복지부가 파악한 의료 미이용 아동은 약 5만8000명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보건복지부가 전수조사한 3세 가정양육 아동(1만5961명)보다 3.6배가량 많은 인원이다.
정부는 오는 5~7월 1차로 진료 기록이 없는 0~6세 아동과 건강검진·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0~3세 아동을 조사하고 7~9월에는 건강검진 미검진·예방접종 미접종 4~6세 아동 및 1차 조사 후 의료 미이용 정보가 신규 입수되는 아동을 대상으로 2차 조사를 실시한다.
보호 인프라도 확충한다. 학대피해아동쉼터를 공급 부족 지역 중심으로 늘리고 영유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 쉼터를 시·도별로 1~2개소씩 시범 운영한다.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인력 보강과 업무 지원 확대를 통해 현장 대응 역량도 끌어올린다.
제도적 대응 역시 강화된다. 아동학대살해·치사 등 중대 범죄의 처벌을 강화하고 자녀 살해를 중대한 아동학대로 명확히 규정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아동학대 의심 사망 사건에 대한 심층 분석과 재발 방지 환류 체계도 구축한다.
예방 중심 정책도 병행한다. 부모 교육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아동수당 신청 시 교육 안내를 제공하고, 정부24+를 통해 관련 콘텐츠를 통합 안내한다. 학대 신고 후 '비학대'로 판정된 가정에도 양육 코칭과 가족 기능 회복 프로그램을 지원해 위험 요인을 사전에 관리한다.
피해아동의 가정 복귀 이후 재학대 방지를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재학대 예방에서 큰 효과를 보인 '방문 똑똑! 마음 톡톡!' 사업을 넓히고 가족 관계 개선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2024년 기준 방문 똑똑! 마음 톡톡! 사업 참여 가정의 1년 내 재학대 발생률은 3.1% 수준이었다.
이번 대책에는 장애아동 보호 대책도 포함됐다. 발달장애아동 학대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해 맞춤형 제도 개선과 특화 쉼터 확충을 추진하고 관련 종사자 교육과 기관 간 협력 체계도 강화한다.
이스란 복지부 제1차관은 "이번 대책은 스스로 의사 표현이 어려운 영유아와 장애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계부처와 함께 신속히 이행해 아동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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