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만성동 거리 채우는 금융회사 간판들 [NPS워치]

민경진 2026. 4. 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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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코 입주 빌딩에 페블스톤 합류
신한투자증권도 영업거점 마련
국내외 회사 줄줄이 개소식 앞둬
"인재 유치·정주 여건은 과제"
이 기사는 04월 21일 16:2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북 전주시 만성동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인근 빌딩에 입주한 페블스톤자산운용이 최근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간판을 내걸었다. 업계 제공

국민연금공단이 있는 전북혁신도시 거리에 금융회사 간판이 하나둘 늘고 있다. ‘전주행’이 구상이나 선언을 넘어 실제 지방 도시의 외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등 후발 주자까지 가세하면서 혁신도시가 자리한 전북 전주시 만성동 일대가 금융회사의 ‘세컨드 오피스 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페블스톤자산운용은 최근 전주시 만성동 전주사무소의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건물 외벽에 회사 간판을 내걸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자리한 만성동에서 자산운용사 이름이 외벽에 선명히 드러난 것은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자산운용사의 전주행이 더 이상 형식적인 주소지 확보나 상징적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거점 마련 단계로 넘어갔다는 신호로 읽힌다.

페블스톤의 전주 사무소 설치는 국민연금과의 접점을 강화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국민연금 국내 부동산 펀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뒤 연초부터 현지 사무실 확보 작업을 서둘렀다. 사무공간을 마련한 데 이어 내부 공사까지 마무리했고, 현지 인력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만간 공식 개소식도 열 예정이다.

코람코자산운용과 페블스톤자산운용이 입주한 빌딩 전경. 업계 제공

페블스톤이 간판을 내건 건물은 코람코자산운용이 먼저 입주한 곳이기도 하다. 코람코는 약 1년 전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처음으로 전주 사무소를 마련했다. 업계에선 선발 주자인 코람코가 후발 전주행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사무실 마련과 현지 적응, 개소식 준비 과정 전반에 걸쳐 적잖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후발 자산운용사들이 잇달아 같은 생활권에서 사무실을 꾸리고 간판을 달면서 만성동 일대는 점점 실체를 갖춘 금융 집적지의 모습을 띠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사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만성동 일대에 ‘국민연금공단사무소’ 간판을 내걸고 영업 거점을 마련했다. 단순 연락사무소를 넘어 국민연금과의 실시간 소통 창구를 전주 현지에 두겠다는 의미가 담겼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이미 금융지주 계열사들은 은행, 증권, 자산운용 기능을 전북혁신도시로 집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에는 서울에서 KTX로 오가며 대응하던 업무를 이제는 아예 전주 현지에서 풀겠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이 최근 개소한 국민연금공단사무소. 신한투자증권 제공

운용업계에선 이런 흐름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의 국내 부동산 펀드 GP인 캡스톤자산운용, 퍼시픽자산운용 등도 전주 거점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고, 해외 운용사의 후속 개소식도 줄줄이 예고돼 있다. 다른 금융지주 계열사들 역시 전주 사무실 설치 여부를 검토하거나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자산운용 업계에서 전주 사무실 개소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국민연금과의 접점, 지역 상주 의지, 기관영업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이벤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국민연금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 실무진의 참석 여부를 놓고 운용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간판과 사무실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작 전주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의사결정과 영업, 인력 운영이 이뤄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재 유치와 정주 여건은 여전히 숙제로 꼽힌다. 주거 인프라와 생활 편의시설, 교육 여건 등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무실만 있고 사람은 오래 남지 않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주 사무소 설치는 단순히 국민연금과 가까운 곳에 거점을 두는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가겠다는 의미도 있다”며 “인력 채용과 행사, 네트워크 구축 등 실질적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업계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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