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환심사려고… 우크라 “돈바스를 도니랜드로 부르자” 제안했었다

정승임 2026. 4. 2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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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주) 지역을 '도니랜드(Donnyland)'로 명명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날 종전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 4명을 인용, 우크라이나 관료들이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가 일방적 양도를 요구하는 돈바스 지역 일부를 도니랜드라고 명명할 수 있다고 제안했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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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바스'와 '도널드' 조합해 만든 명칭
러시아의  돈바스 양도 요구에 맞서
트럼프를 설득하려는 전략의 일환
NYT "공식 문서에는 언급 안 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8일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회담 도중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주) 지역을 ‘도니랜드(Donnyland)’로 명명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니랜드는 돈바스와 도널드를 조합해서 만든 명칭이다.

러시아가 종전 요건으로 돈바스 지역 양도를 요구하면서 종전협상이 수개월째 공전하는 가운데 해당 지역을 도니랜드로 명명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얻겠다는 계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개관한 공연장 케네디센터를 자신의 이름을 붙인 ‘트럼프 케네디센터’로 바꾼 바 있다.

NYT는 이날 종전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 4명을 인용, 우크라이나 관료들이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가 일방적 양도를 요구하는 돈바스 지역 일부를 도니랜드라고 명명할 수 있다고 제안했었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그 용어를 언급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의 영토 양도 요구에 더욱 강하게 맞서도록 설득하려는 시도의 일환이었다”고 밝혔다.

NYT는 트럼프의 지지를 얻으려는 우크라이나의 도니랜드 전략에 대해 “각국 정부가 미국의 힘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허영심에 호소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 랜드 연구소의 정치학자 사무엘 차랍은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해당 지역에 붙이면 안보상 이점이 있다고 여기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협상에서만 언급, 공식문서엔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월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를 계기로 진행된 양자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UPI 연합뉴스

러시아가 끈질기게 양도를 요구하는 돈바스 지역은 블라미디르 푸틴 대통령이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후 지속적으로 노렸던 지역이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명분이다. 돈바스를 통째로 손에 넣으면 러시아 본토에서 크림반도로의 이동이 쉬워질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약 39%의 러시아계 주민도 보호할 수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11년간 공들여온 요새 벨트가 있는 이 지역을 넘기는 것은 러시아에 추가 침공의 발판을 제공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지역에는 석탄과 철광석 등 광물 자원도 풍부하다. 영토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이 평행선을 달리자 협상을 중재하는 미국은 해당 지역을 자유경제구역(Free economic zone)으로 만들자고 제안한 바 있다.

다만 돈바스 지역을 도니랜드로 명명하며 해당 지역을 사수하려는 우크라이나의 전략은 아직 결실을 맺지 못했다고 NYT는 전했다. 해당 용어가 협상 과정에서 계속 사용되긴 했지만 공식 문서에는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월 말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국 협상팀의 관심이 분산된 것도 우크라이나에 악재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참여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중동 특사 스티브 윗코프는 이란 종전협상에도 관여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이 참여한 종전협상은 2월 중순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협상팀을 향해 “모스크바에는 수차례 방문한 가운데 키이우에는 한 번도 오지 않은 것은 무례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종전 협상 과정에서 윗코프 특사와 쿠슈너가 러시아는 8차례 찾은 반면 우크라이나는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것을 꼬집은 것이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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